'고무적' 모더나 백신, "중화항체·장기 부작용 더 봐야"

면역원성 확인 고무적...중간 결과라 판단 아직 일러
바이러스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 결과 더 나와야
임상 1상 주된 평가 요소 부작용 등 안정성 주목해야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등 7곳도 개발
  • 등록 2020-05-19 오후 5:08:16

    수정 2020-05-19 오후 9:44:59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박일경 기자]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면서 백신 개발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임상 1상의 주평가 요소가 ‘안정성’인 만큼 모더나 결과에선 효과보다는 단기 백신 접종시 부작용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면역원성 확인은 긍정적이지만 중간 결과 발표라 중화항체 형성 부분과 장기 부작용 등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1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108개다. 이 중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백신은 모더나와 미국의 화이자 등 총 8개다. 모더나는 이날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 백신 개발 레이스에서 선두로 나서는 모양새다. 모더나 임상 결과는 중간 발표이긴 하지만 최초의 임상 결과 발표라 주목받고 있다. 모더나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아 조만간 6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 나설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임상 1상에서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3그룹으로 구분해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250㎍씩 약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임상 결과 후보물질을 두 번째 투여한 후 약 2주가 지난 뒤 25㎍ 그룹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100㎍ 그룹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모너나 백신 후보물질의 면역원성 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가 생겨서 면역원성은 생긴 것”이라며 “지금 결과 자체는 고무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면역원성은 해당 후보물질이 면역을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면역원성이 확인된 것은 (백신 개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원 항체 형성’보다 ‘중화항체’ 형성에 방점을 뒀다. 중화항체란 항체 중에서 실제로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이 안 되게 하는 항체를 말한다. 정기석 교수는 “백신을 만드는 목적은 중화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중화항체가 생기지 않으면 나머지 항체는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임상 결과 최소 8명(25㎍ 그룹 4명, 100㎍ 그룹 4명)의 시험 참가자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모너나 발표 자료를 직접 검토한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소 8명’ 중화항체 형성과 관련, “이번 임상 결과는 임상1상이 다 끝나서 최종 결과가 나온 게 아니라 중간 데이터가 나온 것”이라며 “급한대로 현재까지 8명에 대해 실시한 중화항체 검사 결과에서 중화항체가 다 형성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45명을 대상으로 전부 중화항체 검사를 실시한 게 아니라 8명을 대상으로 먼저 관심이 많은 중화항체 검사를 실시해 그 검사 결과만을 내놨다는 얘기다. 중화항체 검사는 일반 항체 검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임상 1상의 주목표인 안전성 확인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의미가 있는 것은 최초의 임상 시험 결과 발표에서 백신 후보물질이 단기 부작용이 없어 안전했다는 점”이라며 “장기 부작용 여부는 아직 모르고 8명을 대상으로 8명에서 중화항체가 나온 것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 역시 “(모더나 후보물질은) “독성 문제가 더 중요하다. 급성 독성은 없는 것 같지만 독성은 금방 안 생기더라도 나중에 생길 수 있다”며 “약은 한 번 먹어 괜찮지만 2·3달 먹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치고 나가면서서 국내 백신 업체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이 됐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국내 업체는 GC녹십자(006280),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095700),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7곳이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백신개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재조합 백신을 만들고 있다. GC녹십자는 예방 백신과 혈장 치료제를 함께 개발 중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해외 제휴사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1상을 완료한 백신을 코로나19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스마젠은 예방 백신을,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식물기반 플랫폼 예방 백신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정대균 박사팀과 고려대 약학대학 송대섭 교수 연구팀은 재조합 단백질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넥신은 DNA 백신 ‘GX-19’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서를 이달 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엔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7개 백신 개발업체 중 가장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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