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벌써 잊었나…美 시장 투자심리 확 살아난 이유는(종합)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 커진 美 금융시장
코로나·흑인 시위·미중 갈등 3대 악재에도
증시 이례적 초호황…국채 '커브 스티프닝'
연준發 유동성 장…'최악 지났다' 안도감도
일각서 과열 우려…"언젠가 조작 말할 것"
  • 등록 2020-06-04 오후 6:07:17

    수정 2020-06-04 오후 6:07:17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직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김정남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뜻하는 FOMO(포모·Fear Of Missing Out).

미국 뉴욕 증시의 질주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이다. △코로나19 확산 충격 △반(反) 인종차별 시위 사태 △최고조로 치닫는 미·중 갈등 등 전례 없는 3대 악재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FOMO를 간직한 채 연준만을 바라보며 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저자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최근 실물경제(메인스트리트)와 금융시장(월스트리트) 사이의 괴리를 두고 “표준 경제 모델이 제대로 된 예측을 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할 정도다.

3대 악재에도…美 증시 이례적 호황

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달 민간 부문에서만 27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민간 고용 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통계 결과다. 4월 감소분(2024만명)보다는 나아졌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9일째를 맞은 인종차별 시위는 여전히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고 있다.

신(新) 냉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중 갈등 역시 최대 리스크 중 하나다. 이날 미국 교통부는 오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에어차이나 등 4개 중국 항공사는 미국 취항이 전면 제한된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호황 국면인 뉴욕 증시가 대표적이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27.24포인트(2.05%)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42.05포인트(1.36%)와 74.54포인트(0.78%) 올랐다. S&P 500지수는 3월 말 저점 대비 40% 이상 뛰었으며, 곧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쓸 태세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3%(0.48달러) 오른 37.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 대신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하고(국채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5년물과 30년물간 국채금리 차이는 117.5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017년 2월 이후 최대다. 만기가 긴 초장기국채의 금리가 오르는 것은 그만큼 먼 미래의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 실물경제 악재를 감안하면 이같은 커프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가파른 채권수익률곡선)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채권 만기별로 서로 다른 금리 수준을 이은 선이다. 커브 스티프닝은 장·단기 금리 차가 커져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뜻이다. 그 곡선이 축 늘어져 있다가(평탄한 채권수익률곡선·커브 플래트닝) 가파르게 서고 있는 것이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4% 떨어진 25.66을 기록했다.

석달새 3조弗 쏟아내…연준만 믿는다

최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사이의 괴리에는 연준이 버티고 있다. 연준의 유동성을 믿고 위험자산 선호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 자산은 지난달 25일 7조973억달러를 기록했는데, 무제한 양적완화(QE)를 본격화하기 전인 3월 2일(4조2415억달러)에 비하면 2조8500억달러 폭증했다. 제롬 파월 의장 스스로도 “연준은 레드라인을 몇 번 넘었다”고 했다.

애시모어 자산운용 대표인 얀 덴은 “연준의 기록적인 부양은 너무 커져서 실패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부양이 지속할 것에 베팅을 했다”며 “지금까지 그들은 옳은 선택을 했다”고 했다.

‘최악의 순간은 지났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역시 한몫하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점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늘고 있는 점 △항공사 승객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은 경제 회복의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러 교수는 “많은 투자자는 FOMO를 갖고 있다”며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밖에 없다. 회계법인 RSM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스엘라는 “금융시장은 더이상 실물경제에 부합하는 미래 전망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언젠가 대중은 시장이 조작됐다는 것을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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