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한국경제 불확실성 고조… 가까워지는 문재인·이재용

文,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주력산업 삼성 역할론 ‘인정’
李, 대규모 투자·고용창출로 경제활성화 및 상생협력 기여 ‘화답’
올해만 7차례 만나…삼성 대규모 투자계획에 연이어 극찬
  • 등록 2019-10-10 오후 5:34:31

    수정 2019-10-10 오후 6:15:07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친밀도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상황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다시 만났다.

올해 들어서만 일곱번째이자 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내한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이 삼성 사업장을 찾은 건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의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과 지난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선포식 이후 세번째다.

문 대통령 “삼성이 한국경제 이끌어”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늘 세계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며 “그것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출 중심인 한국경제구조에서 삼성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패는 경제성장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들어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문 대통령이 삼성을 대하는 시각도 좀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선포식에 참석했을 때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보다는 국가적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고 삼성전자가 적극 나서달라는 당부의 말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삼성이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말 외에도 “우리 디스플레이는 끊임없이 차세대로 혁신하면서 이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의 이런 혁신 노력을 아주 축하드린다”고 강조하는 등 삼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감사 표현은 이례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좋은 소식을 전해준 이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 함께 해주신 기업인·대학·연구기관·관계자께 감사드린다”며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부회장, 투자·고용 모두 챙긴다…“기업인 소임 다할 것”

이 부회장은 지난해 집행유예로 석방한 이후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미래먹거리 선점을 위한 경영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반도체·AI(인공지능)·5G(5세대 이동통신)·바이오 등의 미래성장산업에 18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13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1년여만에 발표한 투자계획만 326조원에 이른다.

이는 2020년 정부 예산안의 65%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이 부회장은 투자 외에도 고용창출과 상생협력 강화에도 가치를 크게 부여하면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부회장은 “3년간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상생협력 강화에 크게 가치를 부여하면서 현 정부의 ‘공정경제’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선포식에서 그는 “생태계 조성 상생에 대해서도 늘 잊지 않겠다”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오늘 말씀은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대통령께서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걸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재계 “삼성 없이 경제발전 논의 불가능”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잦은 스킨십이 결국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삼성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확대만으로는 경제가 단기적 회복밖에 할 수 없다”며 “결국 경제활성화의 열쇠는 민간기업이 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성장의 민간기여율이 30%에 불과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반도체, 바이오 등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산업과 삼성의 미래성장산업은 상당부분 일치한다. 결국 삼성과의 긴밀한 협력이 국가경제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 최고위층과 이 부회장의 잦은 스킨십은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닌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다는 개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