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이도, 맞을 이도…'독감 백신 패닉'

독감 백신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고 연이어 발생하자
불안감에 접종 미루거나 취소…노부모 접종 말리기도
“어떤 백신 쓰나·어떻게 관리하나” 병원엔 질문 세례
정부 “접종 중단할 필요 없어”…의협 “접종 유보해야”
  • 등록 2020-10-22 오후 4:46:43

    수정 2020-10-23 오전 7:50:2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백신을 둘러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온 노출’과 ‘백색입자’ 문제로 백신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사망 사례가 이어지자 백신 접종을 꺼리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독감 백신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백신 안전성을 확인하려면 접종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신 접종’ 사망자만 25명…불안감에 접종 취소

지난 16일 인천에서 17살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이틀 만에 숨진 데 이어 총 25명(22일 오후 4시 기준)이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두 백신 접종 이후 40시간 이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려고 했던 국민 중 일부는 접종 계획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했다. 7세, 4세 자녀를 두고 있는 김선미(37)씨는 “보건소에서 백신 물량이 없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망 소식을 연이어 접하다 보니 무서워 예방 접종을 안 하기로 했다”면서 “조금 더 지켜보다가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지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년층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자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백신 접종을 말리고 있다. 박모(55)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서 70세가 넘으셨고 접종을 권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층인 것 같아 부모님께 ‘일단 접종을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은 이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망자들이 맞은 백신과 자신이 맞은 백신을 비교하거나 가벼운 증상에도 백신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병·의원엔 ‘백신 질문’ 세례…백신 접종 그대로? 유보?

병원·의원에도 혼란은 이어졌다. 백신 관련 문의가 늘어난 탓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의원 간호사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어떤 백신을 쓰느냐’, ‘백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늘어났다”면서 “전화로 자신이 맞은 백신이 무엇인지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접종 뒤 작은 증상에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 접종 전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으면 다음에 받도록 권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 병·의원에선 독감 백신 접종자가 크게 줄진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선 백신 접종을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보건 당국은 잇단 사망과 독감 백신 사이의 연관성이 명확히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독감 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이 낮으며 둘 간 연관이 있다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백신 예방접종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일주일간 독감 예방 접종을 잠정 유보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사망자 부검을 비롯해 구체적인 원인 규명까지는 2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백신 안전성을 둘러싼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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