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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한시적으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가을철 독감 백신 공급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감기·독감 환자 수는 전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독감 접종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2020절기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80.68%로, 대상자 1337만5878명 중 1079만1141명이 독감 백신을 맞았다. 2020~2021 절기의 경우 10월 기준 1427만명이 접종했고 총 2000만명 이상이 접종을 마친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흡기 질환을 우려한 환자들이 예방 차원에서 독감 백신을 찾는 사례가 많아지면서다.
인플루엔자 백신 국가예방접종(NIP) 계획이 수립되기 전부터 국내 백신회사들의 계산이 빨라지고 있다. 관건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담당했던 시장점유율 31% 물량을 어느 백신 회사에서 충당할 것인가가다. 국내 1위 백신 회사인 녹십자가 꼽힌다. 유정란 배양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생산 중인 녹십자는 원료부터 완제까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매년 1000만 도즈(1회 접종분) 이상을 생산해왔고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녹십자가 집계한 독감 백신(3·4가 포함) 매출액은 1500억원이다. 녹십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 물량을 가져갈 경우 독감백신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공급하는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정부는 독감 백신 유찰사태를 막고 백신 운송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조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유통·관리까지 맡기는 시스템도 검토하고 있어 더 많은 제약사들의 참여도 가늠해볼 수 있다. 독감백신 공급사 관계자는 “정부는 접종계획에 따라 독감백신 경쟁입찰을 하는데 통상 녹십자 물량에 따라 다른 회사들의 물량 역시 정해지곤 한다”면서 “독감백신 시장이 치열하고 회사들이 증산 여력도 가지고 있어 백신 부족사태를 겪을 가능성은 작아보이며 다른 회사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