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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급증에…外人, ‘버냉키 쇼크’ 이래 최대매도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7% 내린 2079.0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날 4.3%나 내린 639.2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3%대 하락 마감한 것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28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며, 하루 낙폭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던 지난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최대폭이다.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내린 핵심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787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한꺼번에 이만큼의 물량을 팔아 치운 것은 지난 2013년 6월 21일(-8009억원) 이후 약 6년 8개월 만이다. 당시 외국인들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양적완화의 출구 일정을 언급하면서 대규모의 자금을 한국 및 신흥국 시장에서 빼간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외국인들의 민감도가 그 때의 예민한 반응과 거의 비슷한 셈이다.
특기할 점은 코로나19의 충격이 유독 한국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이날 코로나19의 근원지인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0.28% 내리는데 그쳤고, 주말(현지시간 21일) 미국의 나스닥 지수 역시 1.79% 내렸다. 이날 일본 증시는 일왕탄생일로 휴장했다.
증권가에선 중국에선 확진자수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만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1월 말 중국 상황처럼 코로나19가 대유행으로 번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중국은 신규 확진자수가 정점을 찍고 둔화되고 있는 모습인데 한국은 이제 확진자수가 확산ㅎ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독 한국 시장의 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확진자수 둔화·글로벌 정책 사용 여부 ‘귀추’
관건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둔화되는지 여부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로 한국 시장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확진자수가 둔화되면서 바닥을 다져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내 확진자수 증가는 일부 종교 관련 코로나19 의심 피해자들이 검사를 단기에 몰아서 받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당 이슈에 따른 확진자수 증가세는 이번주 중 정점을 확인하고 꺾여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주 정점을 지난다면 다음주 반등 기대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은 과거 사스(SARS) 때와 같이 소비·투자부양을 위한 다양한 재정확대 정책과 함께 통화완화를 병행 할 것”이라며 “한국도 이번주부터 단계별 대책을 발표하고 상황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공조가 예상되는 점도 위험자산의 추세적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