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승인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는 코로나19 백신이 플라시보(가짜약)보다 최소 50%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플라시보 효과는 가짜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약을 복용한다는 심리 효과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또 FDA는 백신 회사가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고, 승인을 받은 후에도 추가적인 안전성 감시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대상으로 1년간 상황을 추적하도록 했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2/3상), 모더나(2상) 등 후기 임상 중인 업체들은 임상 성공을 위해 효과 50%를 넘었는지 여부가 향후 중요해졌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백신 접종 후 혈류에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항체가 형성됐는지 가늠이 안 됐다”며 “앞으로는 항체 형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들은 미FDA 승인을 위해서 향후 글로벌 임상이 필요하며 후기 임상에 대규모 임상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FDA 코로나19 백신 지침이 백신 관련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백신 개발사의 임상 단계가 초기 단계인 데다 백신 지침 기준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10년간 독감 백신 효능 범위는 19~60%,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아 백신은 85~95%에서 효능을 나타냈다. 이에 비하면 FDA 코로나19 백신 지침의 50% 장벽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FDA 코로나19 백신 지침 발표 후 바이오엔텍은 떨어지고 화이자는 오르는 등 미국 백신 개발사들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며 “아직은 영향이 미미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재료로 판단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날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초기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는 했으나 초기 실험에서 면역 반응을 끌어낸 정도”라며 “전반적으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서 탄력이 둔화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는 제넥신(095700)이 최근 터키 제약사와 글로벌 임상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으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4분기에 글로벌 백신사들의 임상 결과가 양호하게 나올 때까지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임상 1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10월께 2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1상 완료를 통해 안정성이 확보되면 2상부터는 여러 사람에게 백신을 투여할 수 있으므로 백신 개발의 속도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