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년만에 분화 징후 백두산…"안전 여부 확인 위해서라도 남북 공동연구 시급"

심재권·이상민 의원실,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政)·관(官)·학(學) 국회 콘퍼런스' 개최
"많은 자료 가진 중국과 협력 위해서라도 북한과 공동연구 필요"…"대북제재 등 고려 남북국제공동연구 효율적"
  • 등록 2019-06-26 오후 5:32:39

    수정 2019-06-26 오후 5:32:3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백두산 화산의 안전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자료가 없습니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국회 콘퍼런스’ 모습.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오창환 전북대학교 교수는 심재권·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이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외교클럽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관한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政)·관(官)·학(學) 국회 콘퍼런스’에서 “백두산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정작 그 언제가 언제인지는 모른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오 교수는 “과학자들에게 점쟁이가 되라고 하면 곤란하다”며 “데이터가 없는데 ‘안전하다’고 얘기해 달라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 교수는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해 많은 자료를 갖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은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남북공동연구가 서둘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백두산 화산 자료를 독점하기 위해 자료를 전혀 주지 않고 자료를 주는 사람은 큰 처벌을 받기에 방법이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남북공동협력이며 결국 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중국과 대등한 위치가 된다면 자연스레 공동연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연구를 하기엔 힘이 부치는 상황이지만 북한이 백두산 연구 만큼은 영토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손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남북공동연구를 시작해 4~5년 뒤부터는 안전성에 대해 자료를 기반으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백두산 화산 연구의 방법을 두고 남북공동연구와 국제공동연구의 투트랙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석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과장은 “백두산 화산 연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이 우리 부의 입장만 갖고는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여러 법적·정책적 상황이나 예산적인 문제도 있다”며 “그럼에도 가능한 빨리 국제적인 정세나 정치적 여건을 떠나 연구개발 만큼은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남북 공동연구 뿐만 아니라 국제공동연구를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의 전략적 접근도 필요해 보인다”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는 “화산 연구는 굉장히 어려운 연구인데다 UN 대북제재 문제로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경험 많은 일류의 외국 학자들을 포함해 남북국제공동연구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 행정안전부 측은 백두산의 정확한 화산 자료를 확보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으니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등 화산 폭발이 잦은 나라의 사례들을 우선 참고해 대응 매뉴얼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상청 측은 통일부나 외교부가 남북 공동 연구의 활로를 만들어 준다면 화산 연구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토론에 앞서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의 과학기술로는 현재의 화산 재해를 막을 수는 없으나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대비책을 강구한다면 재해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국회, 정부부처, 국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백두산 화산 연구를 전사적으로 지원해 남북공동연구의 성공적 출발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민족의 발상지이자 민족의 성산(聖山)으로 여겨지는 백두산은 지난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천지를 중심으로 화산지진, 가스, 지각변형 등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나면서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에 대한 예측 연구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백두산은 거대한 마그마를 보유한 활화산이다. 1000여년 전인 946년 천지에서는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화산재를 쏟아 낸 것으로 학계에선 보고 있다. 이는 과거 1만 년 이래 지구상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분화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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