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반대했지만…여야 "가상자산 과세유예·1주택 양도세 완화"

30일 기재위, 내달 2일 국회 통과 뒤 시행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비과세 추후 결정
1주택 양도세 비과세 9억→12억, 완화 추진
상속세는 공제 늘리되 세율·과표 조정 없어
  • 등록 2021-11-29 오후 7:15:47

    수정 2021-11-29 오후 7:15:47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 과세가 1년 늦춰지고 1주택 양도소득세가 완화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표심 등을 고려해 세 부담을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법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조세 원칙에 어긋나고 부동산시장 안정에 부정적 여파가 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윤석열, 가상자산 과세 유예 한목소리

29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후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가상자산, 부동산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 관련해 이 같은 방안을 합의했다. 여야가 합의한 개정안은 30일 기재위 전체회의, 내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될 전망이다.

앞서 작년 12월 국회는 가상자산 과세를 결정했다. 당시 여야는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수익 250만원의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율로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내년에 비트코인을 팔아 1000만원의 수익을 봤다면 공제액(250만원), 거래 수수료, 취득가를 뺀 순수익에 20%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여야는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여야는 지난 28일 조세소위 소소위에서 과세 시기를 2023년으로 1년 유예하는데 잠정 합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과세 기반이 갖춰졌다”며 “수천만·수억원 가상자산 이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조세 저항과 현장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며 “(2022년으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현재 상태에서 과세는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여야는 비과세 확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웅래 민주당의원은 현행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에 기재위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과세 시점을 미루면 한도는 추후 논의하면 된다”며 후속 논의 과제로 넘겼다.

부동산 양도세 완화, 상속세 큰 폭 개편 없어

여야는 1주택 양도세 완화를 놓고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관련 고가주택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장특공제, 거주기간 40%+보유기간 40%)을 차등 변경하는 내용을 놓고는 세 부담이 늘 수 있어 개정하지 않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 변화가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양도세 개편 자체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자료=국회, 기획재정부)


상속세를 놓고는 기업인을 중심으로 완화 요구가 높지만, `부자 감세`라는 여론의 반발도 커 큰 틀의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부의 대물림, 자산 양극화 우려 등을 제기하며 세율·과표 조정, 유산취득세로 과세체계 개편에 난색을 표했다. 다만 기재부는 가업·영농상속공제를 확대하고 연부연납(납부연기) 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은 “2030 표심 때문에 유예했지만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측면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조세 원칙에 어긋난다”며 “1주택 부동산 양도세와 상속세는 과도한 세 부담을 고려해 완화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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