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은 막히고, LH는 수술대…2·4대책 '총체적 난국'

2·4대책법, LH투기방지법에 ‘뒷전’ 밀려
“LH 신뢰도 바닥 쳐…공공주도개발 동력 잃어”
LH 조직개편은 속도…이르면 주중 개편안 밑그림
  • 등록 2021-03-16 오후 5:55:21

    수정 2021-03-16 오후 5:55:21

[이데일리 김미영 신수정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몰고 온 쓰나미에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확대 정책이 휘청이고 있다. LH가 주도적 역할을 맡는 2·4공급대책 법안의 국회 논의엔 제동이 걸린데다 LH 해체요구까지 빗발치는 상황이다. 대책의 입법 조치는 물론 대책을 끌어갈 주체도 불확실해 공공주도 주택공급은 총체적 난국에 싸인 양상이다.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2·4대책 후속법안을 빼고 LH투기방지법안만 심의했다. LH 직원의 투기 방지 및 처벌 강화 법안만 최근 36건 발의되면서 LH가 공공 주도 정비사업 시행을 맡는 등의 내용이 담긴 2·4대책법안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에선 매일같이 ‘차질없는 추진’을 얘기하지만 여당에서조차 2·4대책법안을 당장 처리하자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목표인 이번달 처리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공급확대로 정책 방향을 틀면서 공공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필수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속도는 상당히 느렸다. 작년 5·6대책에서 LH 등 공공이 참여하는 경우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입법은 10개월여 후인 지난 12일에야 이뤄졌다. 가뜩이나 LH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치솟은 상황이라 2·4대책 입법 작업 역시 동력을 잃고 처리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땅투기 의혹에 3기 신도시 철회하란 말까지 나오는데 LH에 개발사업을 또 맡긴다면 국민들이 가만 있겠느냐”며 “공공주도 개발사업 자체의 신뢰가 땅으로 고꾸라졌기 때문에 지금 법을 바꾸려 하면 반발감만 키울 것”이라고 했다.

LH(사진=연합뉴스)
‘LH의 국민적 신뢰 회복 먼저’라는 여야 공감대 속에 LH의 조직개편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도 LH 땅투기 의혹을 ‘부동산적폐’로 규정하고 해체 수준의 조직개혁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내에 LH의 환골탈태 방향을 정한단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개혁 차원에서 조직 슬림화를 통한 권한 분산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국토계획과 주거복지정책, 신도시정책 등의 컨트롤타워를 맡되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공사들에 개발 기능을 넘겨 정보 통제가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봤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토지 조성권과 주택의 건설 권한을 모두 가져 무소불위가 됐고 직원들의 일탈이 쉽게 일어났다”며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조직을 세분화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H의 토지업무 담당 조직과 주택 건설·분양·임대 조직을 분리하는 방안, 주택청을 신설해 주택공급을 떼내고 LH엔 주거복지 업무만 맡기는 방안 등이 제시돼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택지개발은 LH, 주택사업은 주택공사, 지은 주택의 관리는 관리공단, 도시 정비와 재생은 도시재생공사에서 맡도록 LH를 4등분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LH 조직개편, 2·4대책 후속 입법작업이 마무리된 후엔 2·4대책을 주도적으로 이끌 주체 기관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LH가 쪼개지면 경기도개발공사인 GH(경기주택도시공사)와 광명도시공사, 시흥도시공사 같은 지자체 공사의 역할이 좀 더 늘어나지 않겠나”라며 “다만 대형 개발사업 경험이 아무래도 LH보다는 적다는 점은 한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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