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태양광 제설로봇 수출…“한국 스타트업 저력 보여줘”

리셋컴퍼니, 태양광 패널 제설·세척 로봇 제작
폭설로 겨울철 태양광 발전 못하는 지역 노려
“제설로봇 설치 시 12% 이상 발전량 늘어”
일본 태양광 대기업에 납품 계약 체결
  • 등록 2019-08-08 오후 5:22:30

    수정 2019-08-08 오후 11:56:59

8일 경기도 성남시 리셋컴퍼니에서 만난 정성대 대표는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모두 사업무대가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뒤쪽 태양광 패널 양쪽에 설치된 회색·파란색 기계가 제설로봇이다. (사진=김호준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태양광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8%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중동 등 전 세계가 사업 무대죠.”

8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리셋컴퍼니 연구소에서 만난 정성대 대표는 “일본 태양광 발전 기업 대다수가 리셋컴퍼니를 알고 있다”며 “일본에 로봇을 수출하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믿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리셋컴퍼니는 태양광 패널 제설·세척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정확히는 ‘로보틱스 태양광 패널 제설·세척 시스템’을 판매한다. 태양광 패널 위에 로봇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눈이나 먼지 등 이물질을 감지하고 제거한다.

대학 졸업 후 국내 한 태양광 업체에서 일하던 정 대표는 2016년 일본을 들렀다가 우연히 ‘일본 태양광 발전소가 눈 때문에 피해가 크다’라는 말을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 정 대표는 “일본 태양광 발전소 중 폭설로 인해 겨울철 2~3달 동안 가동을 못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이 지점만 공략해도 충분한 수요가 있겠다고 생각해 국내로 돌아와 창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전체 국토 51%가 폭설지대로 설정돼 있다. 이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는 겨울철 폭설로 인해 약 3달 정도 가동을 중단한다. 태양광 발전소가 주로 산비탈에 설치돼 있고 면적이 넓어 인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 정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태양광 패널에 쌓인 눈을 자동으로 치워주는 제설로봇을 개발했다.

리셋컴퍼니 실험 결과 제설로봇을 설치한 패널과 설치하지 않은 패널의 발전량은 연 12% 가량 차이가 났다. 액수로 따지면 연 4000만원 정도다. 정 대표는 “1MW급 발전소에 제설로봇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원 정도”라며 “통상 태양광 발전 설비 수명은 15년 정도인데, 설치 후 3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어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창업 초기에는 자금난으로 애를 먹었다. 한국전력과 신용보증기금, 서울시 등에서 투자를 받았지만 제품 특성상 설치와 실험이 필수적이라 늘 자금이 모자랐다. 궁여지책으로 전시용역과 무역중개업까지 병행하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그렇게 발생한 2~3억원의 매출과 여러 곳에서 받은 투자금으로 회사를 어렵게 운영했다.
올해 1월 일본 태양광 패널에 설치된 리셋컴퍼니 제설로봇. 쌓이는 눈을 감지해 자동으로 와이퍼가 움직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진=리셋컴퍼니 제공)
리셋컴퍼니는 올초 일본 현지 시뮬레이션을 마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를 토대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태양광 발전 기업 두 곳과 제설로봇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시범 발주라 약 1억2000만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정 대표는 후속 계약을 자신한다. 이미 성능 검증을 마쳤고 기업들이 앞다퉈 사업을 제안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일본 태양광 발전 기업 8곳과 향후 사업에 대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구매의향서도 10곳 이상으로부터 받았다”라며 “구매의향을 밝힌 기업들에 수출만 해도 250억원 정도 규모”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태양광 세척로봇을 주력으로 삼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올 3월에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 미세먼지 세척로봇을 설치했다.

정 대표는 “세척로봇으로 태양광 패널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자 발전 효율이 20% 가까이 증가했다”라며 “새만금 등 서부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면 조달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눈은 이미 국내와 일본을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미국 동부와 유럽에는 제설로봇을, 모래바람이 부는 중동지역에는 모래 세척로봇을 준비 중이다. 이미 일본 기업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시제품도 개발 중이다.

정 대표는 “일본에서 인정받은 사업성을 발판으로 해외 판로개척에 나서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 스타트업 저력을 세계시장에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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