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악재' 만난 조현아 연합..조원태 승기 잡나

①김치훈 이사 후보 자진 사퇴..함철호도?
②한진 소속 노조, 조현아 비판·조원태 지지
③반도건설, 한진 소유 부동산 개발권 요구설
"주주연합 명분 상당 부분 훼손..표심잡기 어려울 듯"
  • 등록 2020-02-18 오후 5:40:44

    수정 2020-02-18 오후 7:45:01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을 결성한 (왼쪽부터)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진그룹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나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로 구성된 주주연합이 3월 주주총회를 한달여 앞두고 3가지 암초를 만났다. 대한항공 노조와 한진그룹 3개노조가 모두 조 전 부사장을 비판하며 조원태 회장 체제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데 이어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인 대한항공 출신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자진 사퇴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또 주주연합의 한축인 반도건설이 한진그룹이 보유한 토지 개발권을 노리고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연합의 명분도 퇴색됐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의 무게추가 조 회장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김치훈 사퇴, 함철호 사퇴설..이사진에 항공업 경험자 전무

1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김 전 상무가 지난 17일 한진칼(180640)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연합이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내정한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3자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알려왔다.

그는 특히 “주주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KAL 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가 등을 돌린 것이다. 이에 대해 주주연합 측은 “저희는 김치훈 이사 후보자에게 이사직을 요청드림에 있어 저희의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린 후 본인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며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주연합 추천 이사 중 김 전 상무에 이어 같은 대한항공 출신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 역시 사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주주연합 추천 이사진 중 대한항공 출신이 모두 물러나면 이사진에 항공업 경험자가 전무하게 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연합이 제안한 이사진. (윗줄 왼쪽부터)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아랫줄 왼쪽부터) 사외이사 후보인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이중 김 전 상무가 자진사퇴했고, 함 전 대표는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이어 (주)한진, 한국공항 노조도 조현아 비판

한진그룹 소속 노조의 연이은 조원태 지지 선언 역시 주주연합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주주연합의 주주 제안에 대해 “우리 회사를 망가뜨리려는 외부 투기자본세력과 작당해 몸담던 회사를 배신한 조현아 전 부사장 일당의 주주 제안에 분노하고 경고한다”며 “우리 노동조합은 한진그룹을 손쉽게 가지고 놀아보겠다는 3자 동맹 낙하산 허수아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성명서를 냈다.

대한항공 노조에 이어 한진그룹 계열사인 (주)한진(002320) 노조와 한국공항(005430) 노조 역시 17일 공동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몰아내고 한진그룹을 차지하려는 조현아 전 왕산레저개발 대표와 반도건설, KCGI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지켜보며 깊은 우려를 한다”며 “소위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 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 소속 노조가 사실상 조 회장의 편에 선 것이다. 노조원 등으로 구성된 대한항공사우회는 한진칼 지분의 3.7%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의도 없다던” 반도, 부동산 개발권 요구?

또 주주연합의 한축인 반도건설이 한진그룹에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권을 위해 지분을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조원태 회장을 만나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이 운영하는 인천 을왕리 내 용유왕산마리나 요트 계류장 인근 부지에 대한 개발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 측은 한진칼 주식 매입 과정에서 “다른 의도 없이 한진그룹의 발전에 역할을 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권 회장이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한 것이 사실일 경우 속내는 다른 곳에 있던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을 놓고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려면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주주연합은 추천 이사 후보 사퇴와 한진 소속 노조의 조원태 지지, 반도건설의 이권 요구설 등으로 그룹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명분이 상당 부분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한달 여 기간 동안 이미지 쇄신을 하지 않으면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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