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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청약일에 中 게임 규제가…크래프톤 흥행 실패 이유는

증거금 5조원 그쳐 올해 코스피 대어들 중 최저 수준
고평가 논란에 수요예측 경쟁률 등도 의구심
원 게임 리스크 부각에 中 게임산업 규제 등 악재까지
"상장 후 신작, M&A 등 통한 가치 증명 필수"
오는 10일 코스피 상장
  • 등록 2021-08-03 오후 11:00:06

    수정 2021-08-03 오후 11:00:06

[이데일리 권효중 유준하 기자] 하반기 역대급 기업공개(IPO) 대어로 손꼽히던 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최종 경쟁률 7.79대1, 청약증거금 5조원 수준으로 올해 공모 대어마다 수십조가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높은 공모가,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는 ‘원 게임 리스크’ 등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모양새다. 이에 상장 후 신작 발표, 인수합병(M&A) 등 몸집에 걸맞은 가치를 증명하는 과제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올해 코스피 대어 중 가장 증거금 낮아

3일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7.79대 1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9.50대 1) △NH투자증권(6.71대 1) △삼성증권(6.88대 1) 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른 총 증거금은 약 5조358억원이다.

이는 올해 상장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어들에 비해 다소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달 청약을 마감해 오는 6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만 하더라도 경쟁률은 182.7대 1에 그쳤지만 증거금은 58조원이 몰렸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역시 경쟁률 274.02대 1에 증거금 31조원이 몰렸다. 상반기 앞서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80조901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63조6198억원) 등과 비교하면 이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앞서 청약 첫 날이었던 지난 2일에도 크래프톤은 ‘차기 게임 대장주’라는 이름값에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날 기준 크래프톤의 청약 경쟁률은 2.79대 1로, 증거금 역시 약 1조8000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별로도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률은 4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주관사단은 지난달 29~30일 진행됐던 에이치케이이노엔(HK이노엔)의 약 28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 환불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에도 청약 경쟁률의 상승세는 높지 않았다.

크래프톤의 일반 투자자 대상 배정 물량은 전체의 30%인 259만6269주다. 신청 건수가 균등 배정 물량을 초과하지 않아 균등 배정을 통해서는 증권사 모두 최소 4주를 받을 수 있고, 비례 배정의 경우에는 청약 단위를 고려해 최소 498만원을 증거금으로 납부할 시 1주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대어로 손꼽히던 크래프톤이 아쉬운 성적을 낸 것이 ‘흥행 일변도’였던 IPO 시장에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유행하는 테마, 뜨는 콘텐츠 등만 주어지면 성공적으로 IPO를 마쳤지만, 이제는 단순히 기업의 사이즈나 네임밸류를 넘어 자체 경쟁력에도 초점이 이동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고평가 논란’ 여전… 이젠 증시서 가치 증명할 때

크래프톤은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왔다. 지난 6월 첫 증권신고서에는 게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비교군으로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 등을 넣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금융당국의 요구 끝에 한 차례 정정을 통해 희망 밴드를 10% 가량 낮추고 비교군 역시 국내 게임 업체들로 교체했다.

여기에 2주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기대보다 낮은 숫자의 경쟁률도 발목을 잡았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에 결정했지만, 경쟁률이 243.15대 1로 나타났다. 총 621건의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했는데,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종목들이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대 경쟁률을 기본으로 보여준 것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주관사단은 해외 연기금 등을 포함,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에서는 인정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까지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은 청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다소 높은 구주매출 비중(35%), 우리사주 청약 미달 예상분의 일반청약 전환 등까지 겹치며 기존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던 공모주들과 비교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날에는 중국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우려까지 불거지며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청약 둘째날 마감시간이 다가와도 경쟁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기존 청약분을 취소하는 분위기도 일부 조성됐다.

크래프톤으로서는 상장 이후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세계관 확대,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외의 신작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됐다. 올해는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에 이어 내년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 출시가 예정된 신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약 4조원에 달하는 공모자금 중 70% 가량을 인수합병(M&A)에 쓴다고 밝혔던 만큼 향후 회사의 확장 행보 역시 향방을 가를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약 당시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상장 이후 가치 증명에 성공한 사례로는 펄어비스가 있다. 지난 2017년 상장한 펄어비스(263750)도 청약 당시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이 0.43대 1에 그쳐 ‘굴욕’을 당한 바 있다. 당시 북핵 도발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과 더불어 흥행작이 ‘검은 사막’ 하나뿐이었던 ‘원 게임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이후 꾸준한 플랫폼 확대와 더불어 신작 개발 등에 나서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까지 오른 상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기대 신작의 잠재 가치 등을 고려한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공모가 범위는 저평가라고 볼 수도 있다”라며 “이에 상장 이후 신작 모멘텀을 노린 투자 전략 등도 하나의 접근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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