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터뷰]조규곤 "안주했다면 성장에 한계 있었을 것"... 보안제품 월가 진출

2004년부터 미국 공략, 법인 동부지역 이전후 성과로
월가 투자은행과 계약... 금융, 제조업 등 고객군 확대
  • 등록 2019-10-30 오후 5:24:19

    수정 2019-10-30 오후 5:24:19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콧대 높던 월가(街) 글로벌 투자은행(IB) A사와 계약을 따낸 그 순간, 파수닷컴(150900) 조규곤(사진) 대표는 임직원들과 환호성을 질렀다. 2004년부터 타진해온 국내 대표 정보보안 업체의 미국 진출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금융사 외에도 자동차 부품업체, 통신사업자 등 굵직한 계약을 계속 따낸 배경에는 조 대표의 ‘뚝심 경영’이 있었다.

파수닷컴은 DRM(문서 저작권 관리) 등 국내 문서보안 분야에서 1위로 평가되는 업체로, 2000년 설립 이후 20년 가까이 국내·외에서 폭 넓은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322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이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파수닷컴 제공
조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A사의 데이터 보안 프로젝트를 공개 입찰에서 따낸 점을 언급하며 상기된 표정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바로니스 등 세계적인 경쟁사들을 꺾고 수주한 성과에 파수닷컴은 물론 국내 보안업계 전체의 쾌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2~3년 전부터 보안 업계에서는 파수닷컴이 ‘완벽한 미국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기관 공무원들 역시 “해외 전시회에 가면 파수닷컴은 이미 미국 기업이나 마찬가지”라며 현지화에 따른 성과를 크게 기대하는 눈치였다.

또 다른 성과는 한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계약이다. 이 계약은 한번 대가를 지불하고 끝나는 영구 라이선스 방식이 아니라, 해마다 사용료를 지불하는 연간 라이선스 형태(Annual Subscription Licensing) 방식을 채택해 매년 수십만 달러 매출을 고정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보안 제품의 특성상 한번 채택되면 잘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조 대표와 파수닷컴이 처음부터 미국에서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서부의 실리콘밸리 지역에 사무소를 내고 현지 파트너와 공략에 나섰지만, 막상 문서보안 제품의 실제 고객은 대부분 동부에 있었다. 결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많이 소재한 워싱턴D.C.로 과감히 법인을 옮겼고, 이후 스패로우 등 대표 제품을 철저하게 현지화하며 국제 해킹방어대회·콘퍼런스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마케팅을 전개했다. 지난해에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데이터 보안 부문 대표 애널리스트였던 데보라 키시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국내 사업에만 안주했다면 이익은 더 나왔겠지만, 성장성은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단지 올해 이익에 머물지 말고, 더 먼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시간이 걸리는 점을 잘 설명하며 꾸준한 투자를 이어간 것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수닷컴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조 대표는 소개했다. 그는 “단순히 여러 제품을 제시하기만 하는게 아니고, 프레임워크를 제대로 만들어 무엇부터 먼저 할 거냐, 전체(A to Z) 중에서도 각 회사별로 급한 것부터 하면서 전체 모습을 갖춰가도록 컨설팅하고 있다”며 “단편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 종합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차세대 데이터 보안 관리’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주목하는 분야는 ‘데이터 비식별화’ 솔루션이다. 빅데이터 활용과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해 필수로 꼽히는 분야이다.

조 대표는 “창업으로 단순히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기업가 정신이란 뭘까’ 고민하며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며 “수익보다는 임직원과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을 고민하며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든다면 사회가 발전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파수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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