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봉준호 감독 만나 “간섭 않겠다” 뼈 있는 농담

“확실히 지원하겠다”면서 “간섭은 절대 없을 것”
봉 감독 “이슈에 대한 주제의식 있는 듯..충격에 빠졌다”
  • 등록 2020-02-20 오후 3:53:36

    수정 2020-02-20 오후 3:53:36

봉준호 감독이 2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배우 초청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만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인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점을 꼬집은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인왕실로 봉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스태프들을 초청해 오찬을 진행하면서 “영화 산업의 융성을 위해서 영화 아카데미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다거나 하여튼 확실히 지원하겠다”면서 이 같은 농담을 붙여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봉 감독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영화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일부 분야 아니라 정말 문화 전반에서 정말 이미 변방 문화가 아닌 세계 중심부에 진입해 인정받는 세계적 문화가 됐다”면서도 “문화 예술계도 기생충 영화가 보여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작 현장이나 배급·상영·유통구조에서도 여전히 불평등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제계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져서 마치 새로운 계급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는데 그게 반대도 많이 있고 속 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탄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영화 산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표준 근로시간제, 주 52시간 등이 지켜지도록, 그 점에서도 봉 감독과 제작사가 솔선수범 준수해주었는데 그런데 경의를 표한다”라고 봉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제도화 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영화 산업 종사하는 분들 복지가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영화 유통구조에 있어서도 말하자면 스크린 독과점 이런 것을 막을 수 있는 스크린 상한제 이런 것이 빨리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폭적인 지원을 공언했다.

문 대통령 봉 감독 일행에게 준비한 오찬 별미는 ‘짜파구리’였다. 영화 속에 등장한 요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점심 오찬 메뉴 소개는 전문적인 분들이 준비한 메뉴 외에도 제 아내가 우리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 맛보기로 그렇게 포함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봉 감독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대통령님이 길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며 “저나 송강호 선배, 최우식 씨 다 스피치라면 다 한 스피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인데, 지금 작품 축하부터 한국 대중 문화를 거쳐 영화 산업 전반에 걸친 또 여러 언급을 거쳐 결국 짜파구리 이르기까지 거의 말씀하신 게 거의 시나리오 2페이지”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이걸 분명히 암기하신 거 같진 않고 평소 체화된 어떤 이슈에 대한 주제의식이 있기에 줄줄줄 풀어내신 거 같다”라며 “의식의 흐름인지 궁금하다. 너무나 조리 있게 정연한 논리 흐름과 완벽한 어휘 선택하시면서 기승전결로 마무리하는 거보며 저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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