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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당도 모두 발의…2년 넘게 먼지만 쌓여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계류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 법안은 모두 3건으로 각각 김병욱·박주민 민주당 의원, 황영철 한국당 의원(당시 바른정당)이 2016~2017년에 대표발의했다.
3개 법안은 국회의원(지역구·비례대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처럼 선출한 국민이 투표를 통해 파면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국민소환투표 청구 및 통과 그리고 이의제기 절차와 요건 등을 제안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구체적인 부분은 차이가 있다. 김병욱·황영철 의원 안과 비교해 박주민 의원안이 더 쉽게 국회의원 파면이 가능하다.
국민소환투표 통과요건에 대해 김병욱·황영철 의원안은 지역 유권자 3분의1이상의 유효투표 총수와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유효투표수가 3분의1이 넘지 않을 경우 개표를 하지 않는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주민소환 요건을 담은 ‘주민소환법’을 따른 것이다. 반면 박 의원은 유효투표에 대한 별도 기준 없이 다수의 찬성으로 확정하자고 발의했다. 역대 2번의 지역단체장(2007년 경기도 하남시장·2009년 제주도지사)에 대한 국민소환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못하고 흐지부지 됐던 점을 고려하면 유효투표 제한이 없는 박 의원안이 훨씬 파면까지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3개 법안 모두 2017년 7월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두 차례 논의된 것을 끝으로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으나 2년 넘게 다뤄지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당시 전체회의에서도 행안위 전문위원으로부터 검토보고만 받았을 뿐 실질적 논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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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환제에 대한 찬반은 뚜렷하다. 찬성하는 쪽은 국회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실질적인 통제권한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 명시되는 것만으로도 국회의원을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반대하는 쪽은 대의제의 자유위임 원칙과 어긋나고 여론을 이용한 정적제거 등으로 남용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하지만 국회 행안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국민소환제도는 일반적이지 않으며 국가단위 국민소환제는 매우 드물다. 특히 이른바 정치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도 대부분 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모든 선출직에 국민소환제를 채택한 나라는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유일하며, 나이지리아(상·하원의원), 에티오피아(하원의원), 리히텐슈타인(의회의원) 등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주요선진국 중 유일하게 국가단위 국민소환제를 도입한 영국은 하원의원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러 구속·구금돼 10회 또는 14일간 기일출석 금지 명령을 받았을 경우 등으로 한정한다. 직접 민주주의 제도가 가장 발달한 스위스도 국가단위 국민소환제는 도입하고 있지 않고 26개주 중 6개만 이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연방의원에 대한 소환제도는 없다.
전문가들은 법안이 실제 통과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결국 고양이가 목에 스스로 방울을 다는 격인데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개헌과 함께 추진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20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