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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수록 손해 실손보험…보험사들 판매중단 고심

나이롱환자·과잉진료 등 문제 여전
작년 2.5조 적자…5년째 흑자 못내
ABL·동양생명 등 출시일 미확정
이달 내 못정하면 판매공백 우려
  • 등록 2021-06-14 오후 8:30:00

    수정 2021-06-14 오후 10:59:27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른바 ‘나이롱환자ㆍ과잉진료’ 등 고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팔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상품 판매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좁아질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판매 비중 낮은 중견사 4세대 출시 고민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내달 선보일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판매 개시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 2017년 3세대 실손 출시 후 4년 만에 개편되는 상품으로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의 보장 범위를 크게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타지 않았다면 다음해 보험료가 5% 할인되고, 반대로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네 배 수준까지 오른다. 병원을 과도하게 많이 가는 사람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내달부터 4세대가 본격 출시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3세대 실손은 더 이상 가입할 수가 없게 된다.

ABL생명이 4세대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고민하는 건 ‘상품의 효율성’ 때문이다. 실손보험 자체가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인데다, 보유계약도 단체계약을 포함해 11만4000건(명)에 그쳐 판매량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ABL생명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기준 132.2%다.

동양생명 역시 4세대 상품 출시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동양생명은 ABL생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판매건수가 16만건 수준으로 적다. 손해율은 112.0%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출시 방향으로 검토 중이나 출시일은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만약 두 보험사가 내달 1일 이후에도 판매일을 확정하지 못하면 상품판매 공백이 벌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에도 2.5조 적자...구조적 문제 지속

중견 보험사들이 4세대 실손보험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는 결국 ‘적자’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의 총 적자 규모는 2조50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2조5133억원)과 비슷하다. 지난해 거둬들인 보험료 수익이 전년보다 무려 6.8% 증가한 10조546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적자를 낸 것이다.

손해율(합산비율)도 연속 5년째 100%를 넘어섰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에 실제 사업비를 더해 이를 보험료 수익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지난해는 123.7%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사가 손실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적자가 2016년부터 계속되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AXA(악사)손해보험이 2012년, ACE(에이스)손해보험이 2013년, AIG손해보험이 2017년 각각 상품판매를 중단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 실손보험을 포기하는 곳이 더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료 인상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올해초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1·2세대 실손보험에 대해 보험료 인상을 진행한 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보험료를 올리거나, 1ㆍ2세대 계약을 4세대로 이전해야 하는데, 소비자입장에서 계약 이전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견보험사들의 경우 실손을 유지하기보다 다른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늘리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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