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앞다퉈 자사주 매입…전년보다 2배 늘어

홍콩증시서 올해 벌써 3.3조원 자사주 매입
중국 정부 “자사주 매입해 주가 올려라” 지시
“불확실성 커, 투자 보다 자사주 매입 낫다”
  • 등록 2022-05-10 오후 4:07:20

    수정 2022-05-10 오후 4:07:2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기업들이 주주 환원 정책을 앞세워 주가 부양에 나섰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128개 기업이 홍콩 증시에서 26억달러(약 3조 314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한해 전체 홍콩증시 자사주 매입 규모는 50억달러 수준(약 6조 3715억원) 이었다.

알리바바(사진=AFP)
최근 중국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확대 계획을 줄줄이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자사주 매입 규모를 150억달러(약 19조 1205억원)에서 250억달러(약 31조 8675억원)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자사주 매입은 2024년 3월까지 2년에 걸쳐 진행된다.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닷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 얌차이나, IT업체 샤오미, 자동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 등도 주주 환원책을 공개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확대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퇴출 우려,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 흔들리는 시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기업들이 주가와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된다. 배당금 확대도 주가 호재로 통한다.

WSJ는 중국 증시의 부진이 이 같은 움직임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중국 대표 지수인 ‘MSCI 차이나’의 주가수익비율(price-to-earnings ratio, PER)은 ‘MSCI ACWI(세계지수)’의 67%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PER이 높을수록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증시가 전세계 평균 대비 낮은 값이 매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MSCI 차이나’는 지난달 말 기준 최근 1년 달러화 기준 약 40% 하락했다.

지난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중국 국무원의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SASAC) 등이 성명을 통해 중국 상장 기업에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 안정에 나서라고 지시한 영향도 있다. 중국에선 2018년까지 자사주 매입이 엄격히 제한됐으나, 2018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통과된 ‘회사법’ 개정안으로 도입 절차가 간소화됐다.

로리 그린 TS롬바드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자사주 매입 독려는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라면서 “긍정적인 매수 신호라기 보다 중국 증시가 약세장임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저평가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킹거 라우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전략가는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해 물류와 이동이 제한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확장할 가능성이 낮다”면서 “현재 주가 수준과 중국 정부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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