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128개 기업이 홍콩 증시에서 26억달러(약 3조 314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한해 전체 홍콩증시 자사주 매입 규모는 50억달러 수준(약 6조 3715억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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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중국 증시의 부진이 이 같은 움직임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중국 대표 지수인 ‘MSCI 차이나’의 주가수익비율(price-to-earnings ratio, PER)은 ‘MSCI ACWI(세계지수)’의 67%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PER이 높을수록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증시가 전세계 평균 대비 낮은 값이 매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MSCI 차이나’는 지난달 말 기준 최근 1년 달러화 기준 약 40% 하락했다.
지난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중국 국무원의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SASAC) 등이 성명을 통해 중국 상장 기업에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 안정에 나서라고 지시한 영향도 있다. 중국에선 2018년까지 자사주 매입이 엄격히 제한됐으나, 2018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통과된 ‘회사법’ 개정안으로 도입 절차가 간소화됐다.
킹거 라우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전략가는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해 물류와 이동이 제한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확장할 가능성이 낮다”면서 “현재 주가 수준과 중국 정부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