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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함지현 이슬기 이윤화 기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2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마음 없이 위장된 포기 의사를 보였다 해도 변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날 마지막 세션 ‘평화와 번영, 그 불편한 공존’ 토론에 참석해 “진정성을 먼저 생각하면 북한 문제는 소모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한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자발성을 인정해줘야 하고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대등함과 존중도 필요하다”며 “비핵화와 경제 발전을 병행해 과실을 느끼면서 비핵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대북 정세에서 잘하고 있지만 우리 공간을 없애버렸다는 점은 고칠 부분”이라며 “북한에게는 자율적 공간이 없다고 욕을 먹고 있고 양쪽이 경직돼 있을 때 풀어줄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남북한 공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미국도 긴장시키고 북한도 움직이게 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미국이 정략적으로 수단화 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제재의 수단으로 삼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작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못 만났는데 당시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는 비난을 받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