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후폭풍에 `총성 없는 전쟁`…민주, 차기 당권경쟁 격화

명분은 3연속 패배 원인 분석과 당 쇄신 강조
이면엔 차기 총선 `공천권` 달린 주도권 갈등
`친문` 의원들, `명길` 책임론 집중 부각
`졌잘싸 시즌2` 때엔 갈등 전면전 확산될 수도
  • 등록 2022-06-02 오후 4:55:36

    수정 2022-06-02 오후 9:06:21

[이데일리 이성기 이유림 기자] `예고된 참패`로 막을 내린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2일 더불어민주당 내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3연속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당의 쇄신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지만,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선거 패배 책임을 진 비대위원회의 총 사퇴 이후 뚜렷한 리더십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세력이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22대 총선 `공천권`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6·1 지방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확인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나서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책임론 논란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다. 박 전 원장은 전날 저녁 선거 참패가 예상되자 페이스북에 “`자생당사`(自生黨死)라는 말이 당내 유행한다더니 이 책임을 누가 질까요”라고 썼다. 인천 계양을 보궐 선거에 출마해 자신은 당선된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한 것이다.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은 공개 저격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쓴 뒤, 직접 댓글을 달아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은 이 고문과 송영길 전 대표를 싸잡아 `명길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켰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었다”며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도 “(참패의)원인 분석은 어렵지 않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대선 패배의 민심을 오판하고 호도한 채 패자가 승자처럼 행동한데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밀어부친 검찰 개혁, 송 전 대표의 난데없는 서울시장 출마, 종로 보선 무공천 원칙을 스스로 깨버린 이 고문의 계양 공천, 쇄신을 둘러싼 당 비대위의 난맥상. 돌아보면 원칙도 정의로움도 감동도 없는 꼼수와 꼼수의 릴레이였다”고 토로했다. 신동근 의원은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당의 요구`라고 포장해 `품앗이 공천`을 했고, 지방선거를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면서 “이 고문과 송 전 대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반면 반성과 혁신을 게을리한 내부에서 패배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 놓았다”며 “국민들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에게 집중되는 책임론을 덜어주면서도, 차기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이 고문의 향후 정치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의원은 “당과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크다. 성찰과 혁신은 한 몸”이라고 주장했고, 김용민 의원은 “개혁을 해서 실패했다는 의견과 개혁을 하지 못해서 외면 받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원과의 관계(당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당)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갈등 양상은 원내 입성에 성공한 이 고문의 선택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확전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조응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종료와 함께 각료들이 대거 당에 돌아왔다. 그들을 중심으로 (친문) 세력이 뭉칠 것”이라며 “굉장한 내상을 입은 이 고문이 깔끔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에도 `졌잘싸`를 주장하며 쇄신의 대상이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나선다면, 평가와 반성 대신 자기 위로를 위한 땜질식 처방만 한다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년 뒤 총선의 예고편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고문이 아니었으면 경기지사마저 패했을 거란 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면서 “`졌잘싸 시즌2`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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