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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빅파마도 포기하는데”…젬백스, 3상 반려에 ‘시큰둥’

알츠하이머 국내 임상 3상 신청 반려에 주가 '뚝'
시험대상자 수 및 산정근거 등 보완 자료 미비
"알츠하이머 사실상 글로벌 빅파마들도 포기한 영역"
2008년 인수 노르웨이 자회사 'GEMVAX AS'도 폐업
  • 등록 2021-04-22 오후 6:38:13

    수정 2021-04-22 오후 6:38:13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젬백스앤카엘(젬백스(082270)) 자체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요.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1세대 바이오텍인데다 새로운 요소 없이 기존 기전만 끌고 가는 모앙새라 시장의 관심이 멀어진 지 오래입니다.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만 통과한다면 블록버스터급이죠. 다만 수조원을 쏟아부은 빅파마들도 포기하는 판입니다.”

한 증권사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의 말이다. 22일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의 국내 임상 3상 계획 승인 신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반려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주가는 7% 이상 미끄러졌다. 장중에는 14%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애초 관심도 없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1월 27일 젬백스는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0.56 또는 1.12 mg/day의 피하 투여 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설계, 전향적, 제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젬백스는 이후 두 차례의 보완 과정을 통해 관련 자료를 준비해 제출했다. 하지만 심사 결과 시험대상자 수 및 산정근거, 공동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에 대한 보완 자료가 미비해 반려 처리됐다.

지난 21일 식약처는 젬백스 측에 발송한 반려 공문을 통해 “모집 환자 수 산정근거에 관련해 시험대상자 수를 재산출할 것”과 “두 개의 일차 평가변수 모두에 대한 대조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을 기술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바이오사 임원은 “알츠하이머는 사실상 거의 글로벌 빅파마들도 포기한 영역이다”며 “질환에 대한 치료제 자체를 성공시키기 어렵다기보다 현재로서는 국내를 떠나 미국 FDA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가 생기면 일정 비율로 뇌가 줄어들 게 되는데 이를 리커버(회복)하는 게 현재의 기준”이라며 “비가역적인 장기를 가역적으로 돌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FDA 기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알츠하이머 신약 성공 사례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연구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85세 이상 인구의 40%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치매에서 알츠하이머는 약 70%를 차지한다”며 “다만 단순 노화 자체를 개화하기 힘든 것인지 빅파마들도 수조원씩 들여서 임상에 돌입해도 3상을 넘어서기가 힘들어 포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어설프게 효능만 있으면 수십조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치료제”라며 “다만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효능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젬백스는 ‘GV1001’을 통해 췌장암과 알츠하이머 등의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그 외에 특별한 요소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의미 있는 지표나 결과를 끌어내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어 시장에서 젬백스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젬백스 주요 파이프라인
젬백스의 경우 작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고는 하나 반도체 산업 호조 덕이다. 젬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억원, 순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반도체 산업 관련 설비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젬백스가 생산하는 반도체 필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작 바이오 사업과 관련된 성과는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 젬백스는 지난 2008년 노르웨이 소재 법인 ‘GEMVAX AS’의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췌장암 치료 물질 GV1001을 확보한 바 있다. 최근에는 상징적인 자회사인 GEMVAX AS도 폐업 처리했다.

한 바이오사 임원은 “보통 흡수합병을 하지 젬백스처럼 폐업으로 털어내지는 않는다”며 “관련 인력들을 모두 데려오고 특허 관계를 비롯해 기술 출원이나 등록을 처리한 후 껍데기만 남아 폐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젬백스 측은 “GV1001이 노르웨이에서 개발된 약이다 보니 상징적인 의미로 자회사로 유지했었다”며 “본격적으로 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해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 GEMVAX AS을 폐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 국가별로 우수한 회사를 컨택해 코업 형식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반려된 국내 3상도 자료 미비사항을 보완해 이른 시일 내에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물론 빅파마인 바이오젠도 지난 2019년 신약 개발의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이후 바이오젠은 일본 제약업체와 알츠하이머 신약을 공동 개발해 세계 주요국에서 정상인 1400명을 대상으로 4년간 투여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개발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아밀로이드 베타 타겟의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의 미국 FDA 허가 심사 결과 발표와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임상 2상 결과 발표 등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많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젬백스도 이제는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결과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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