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10발 지급· 총기 거치대 이탈’ 총기·탄약관리 구멍

실사격용 실탄 10발 일시에 지급…조교는 3~4명당 1명꼴
사고 사격장 총기 거치대서 손쉽게 분리돼
  • 등록 2015-05-13 오후 6:42:21

    수정 2015-05-13 오후 7:27:55

[이데일리 최선 기자] 예비군이 사격 훈련 도중 총기를 난사하는 사상 초유의 사고가 벌어졌다. 예비군 훈련 도중 허술한 탄약관리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사고처럼 의도적으로 훈련 중이던 예비군이 총기를 난사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군당국의 허술한 총기 및 탄약관리가 사고로 이어졌다는 비난이 나온다.

육군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44분께 예비군 최모(23)씨는 서울 내곡동 소재 육군 52사단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사격 훈련 도중 다른 예비군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최씨는 사격에 앞서 K2소총과 실탄 10발을 지급받았다. 사격장 맨 좌측 사로에 들어간 최씨는 최초 1발을 사격 표적에 쏜 후 뒤돌아 뒤편에 대기중이던 부사수와 자신의 오른편 2, 3, 5사로에 엎드린 예비군 동료들을 향해 7발을 발사했다. 4명이 총에 맞았고 이중 박모(24)씨가 치료 중 사망했다. 최씨는 1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의 탄창에는 실탄 1발이 남아 있었다.

◇ 총기 거치대 이탈…총기관리 규정 위반 의혹도

개인의 돌발 행동으로 발생한 사고지만, 이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군당국에도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편의를 이유로 규정을 위반해 실탄 10발을 지급하고 사격장 총기가 거치대에서 쉽게 분리됐다는 점 등이다. 규정상 실사격 시에는 실탄 9발을 지급하고, 일반적으로 총기는 거치대에서 분리하지 못하도록 체인으로 연결해놓는다.

군의 한 관계자는 “총기를 거치대에 고정하는 것은 부대마다의 선택사항일 뿐 규정에 따라 강제되는 것을 아니다”라며 “다른 사로의 일부 총기는 거치대에 연결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 최씨의 총기가 거치대에 고정돼 있지는 않았다. 이를 조교가 점검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방부의 ‘예비군 무기·탄약관리규칙’에 따르면 정신병 질환자, 폭행상습자, 주벽이나 가정불화 등 사고우려가 있는 이에게는 무기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 뿐 아니라 다른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이 같은 요건을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2013년 10월 전역한 최씨는 5사단 복무 장시 B급 관심병사로서 집중관리를 받았다.

현장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사격장은 대위 3명이 사격을 통제했지만 20개 사로에 단 6명의 일반 병사가 조교로 배치됐다. 사격훈련은 2박 3일 동원예비군 훈련 중 2일차 과정으로 당시 사격 훈련장에서는 예비군 200여명이 교육을 받던 중이었다.

육군 관계자는 “사격 당시 예비군 3~4명 당 조교를 맡은 병사가 한명씩 배치돼 있었다”며 “사고 당시 최씨와 가장 가깝게 사격을 통제하던 조교는 약 6~7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5년간 예비군 훈련 중 사고 68건

국방부에 따르면 예비군 훈련 중 총기 사고는 지난 2010년 공군 모부대에서 예비역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한 이후 5년만이다. 훈련중 급성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5년간 5명, 골절 및 인대 손상 등 부상자는 63명이다.

앞서 예비군 훈련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는 1993년 6월 10일 경기도 연천 포병사격 훈련장에서 일어났다. 155mm 고폭탄 장약통 4개에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옆에 있던 고폭탄 1발과 조명탄 2발이 함께 터진 것. 이 사고로 예비군 16명과 현역 장병 3명 등 19명이 숨졌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듬해인 1994년 5월 3일 경기도 남양주(당시 미금시)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시가지 전투훈련을 받던 대학생이 다른 예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가지 전투 때 예비군들이 공포탄을 지급 받았으나, 실수로 소총에 남아 있던 실탄이 발사된 것이다. 같은 해 7월에는 대구에서 훈련을 받던 예비군이 소총으로 자살했고, 1999년에는 광주에서 훈련을 받던 예비군이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 중상을 입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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