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17.76 15.17 (+0.58%)
코스닥 872.10 1.19 (-0.14%)

[단독]딜리버리히어로, 배민에 3조 제안했다 거절 당한 후 1년 뒤 1조 8천억 올려 합병

2011년 창업한 동갑내기 회사..김봉진 대표가 형
스타트업 투자 성공경험 보여준 배달의민족
수수료 안 올리겠다 배민..공정위 심사는 넘어야
  • 등록 2019-12-19 오후 6:28:36

    수정 2019-12-19 오후 6:28: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얼마 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가치를 인정받으며 팔렸지만, 1년 전부터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 인수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3조 원에 배민을 인수하려 했다가 배민이 거절하자 경쟁사인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에 1000억원의 마케팅 비 집행에 나섰고, 그래도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변하지 않자 1조7천억 원 이상을 높여 배민에 다시 한번 구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와 아시아 지역 음식배달서비스를 함께 공략하자는데 뜻을 함께했고, 김 대표 역시 외스트버그 CEO의 뜻을 받아들여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했거나 공략하려는 아시아 지역 12개 국가의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불한 4.75조 원의 가치는 김봉진 대표의 혁신성에 대한 평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데일리DB)


2011년 창업한 동갑내기 회사..김봉진 대표가 형

시가총액 15조원을 넘긴 독일 업체 딜리버리히어로를 창업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세계 최대 배달 네트워크를 만든 창업가다. 스웨덴 출신으로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올리버와이먼에 입사해 5년 동안 컨설턴트로 일하다 온라인 주문배달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온라인 피자주문 네트워크(Pizza.nu)를 만들었고, 30세이던 2011년 독일에서 딜리버리히어로를 세웠다. 미국, 아시아, 호주, 중동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진출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운영 중이다.

김봉진 대표 역시 2011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국민대서 시각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모션·네오위즈·NHN(현 네이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1년 35세의 나이로 배민을 만들었다. 김 대표 지인은 “외스트버그 CEO와 마음이 맞아 싱가포르에서 김대표와 자주 만난 것으로 안다”며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창업자(출처:딜리버리히어로 홈페이지)


스타트업 투자 성공경험 보여준 배달의민족

이번 딜로 김봉진 대표에게 초기 자금 3억원을 출자했던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는 2993억원(지분 6.3%)의 가치를 인정받아 8년 만에 1000배 가까운 투자 수익을 거뒀다. 네이버 역시 2년 전 350억원을 투자해 6배인 1800억원을 벌었다.

적자를 보는데도 믿고 투자한 회사들이 대박을 실현한 것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해도 돈 벌 수 있다는 성공경험이 확산되면서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 벤처캐피털(VC)관계자는 “직원 100명 규모인 이스라엘의 작은 기업 웨이즈(waze)가 구글에 1조 3천억원에 팔렸는데 비슷한 국내 회사 김기사는 카카오에 626억원에 팔리는데 그쳤다”면서 “배민의 4.8조원 가치 평가는 국내 똘똘한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선순환 투자를 늘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했다.

▲배달의민족 로고
수수료 안 올리겠다 배민..공정위 심사 넘어야


김봉진 대표는 돈을 벌지 못했던 시절에도 어르신들의 고독사 방지를 위해 꾸준히 기부해왔고, 100억원의 사재를 털어 사회에 기부하는 등 사회적가치에 관심이 있는 몇 안되는 스타트업 CEO다. 배민아카데미를 만들어 점주들의 성공을 도우려 했던 것도 식당을 하시며 끼니를 거르시는 어머님을 가슴아프게 기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이 한 회사(딜리버리히어로) 소속이 되면서 국내 배달앱 사용자의 98.7%를 차지하는 독점기업이 됐다. 시장에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배달 수수료 인상이나 할인쿠폰이 줄어드는 등 소비자 혜택 축소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김 대표는 직원과의 대화에서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이후 배달앱 점유율(출처: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에서 불허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1997년 이뤄진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처럼 점유율이 판단 기준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 2009년 업계 2위 옥션을 운영하던 이베이가 지마켓까지 인수해 오픈마켓 점유율 87%를 차지했지만 쿠팡 등 소셜 커머스 등장으로 우려했던 독과점 피해는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건은 달겠지만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불허할 것이라는 시각은 가질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1997년 당시 국내 자동차 3사의 시장점유율은 현대 46.5%, 대우 13.8%, 기아 28.6%로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 75.1%가 됐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배민의 경쟁자로 쿠팡이츠나 카카오배달, 네이버 주문하기 등도 포함할 지가 관심”이라면서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한 배민의 미래 모습은 푸드테크 기업이다. 공정위가 플랫폼 시장의 선점효과나 독과점성 외에 글로벌 관점에서 급변하는 시장 변화를 얼만큼 고려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