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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지원, 생색내기 안돼

  • 등록 2020-07-14 오후 5:14:12

    수정 2020-07-14 오후 9:56:05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솔직히 우리 정부도 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적정성을 따지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은 한 기업(노바백스)에만 2조원을 투여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국산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해 제약 바이오 기업에 1115억원을 투입하는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의 평이다.

정부는 14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지원하는 1115원의 세부 내역 및 집행 계획을 설명했다. 정부는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임상 시험에 각각 450억원, 49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후보물질 발굴 및 독성평가 등을 하는 전임상 단계에 175억원을 투입한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지원규모는 충분한지 의문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앞서고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경우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에서 3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에 나서고 있다. 임상시험대행기관(CRO)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개발 임상에 참여하는 1명의 비용은 대략 3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기준을 화이자 3상의 임상 규모 3만명에 준용해보면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에만 9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1100억원대 돈을 GC녹십자(006280),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095700) 등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나눠 갖는다면 한 기업에 지원되는 금액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가 언급한 미국의 제약사 노바백스의 경우 미 정부에서 1상 결과도 발표하기 전에 2조원을 지원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유망한 기업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원 대상에 대한 깐깐함 심사를 통해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기업에 ‘눈먼 돈’으로 자금이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계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및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감염병 대유행(펜데믹)상황을 맞아 자국 우선주의가 부상할 수밖에 없어서다. 정부는 올해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백신 개발을 끝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추가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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