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실험' 신뢰성 논란만 가열..식약처 '갈팡질팡'

식약처, 여성환경연대 발표 독성 생리대 제품명 공개
"과학적 검증과정 지키지 않아 신뢰 어려워"
"유기물 검출이 위해성 여부 판단 기준 아니다"
9월 10종 화학물질 위해성 평가결과 발표예정
  • 등록 2017-09-04 오후 5:30:24

    수정 2017-09-04 오후 5:59:15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연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건강 이상을 제보한 여성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유해물질 생리대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환경연대의 실험 결과와 제품명을 공개했지만 논란만 커지고 있다.

4일 식약처에 따르면 깨끗한나라 ‘릴리안’ 이외에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LG유니참 ‘쏘피 바디피트’와 ‘쏘피 귀애랑’ , P&G의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등 생리대 상위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식약처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하고, 앞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가 실시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 실험 결과, 이 같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김 교수의 시험이 구체적인 시험내용이 없고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지만, 제품명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검출량, 유해성 등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해당 제조업체의 동의를 얻어 제품명을 공개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중형 생리대인 깨끗한나라 ‘릴리안 순수한면 울트라 슈퍼가드 중형’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많이 검출됐고,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울트라중형 날개형 에이’, LG유니참 ‘쏘피 바디피트’와 ‘쏘피 귀애랑’ , P&G의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등 생리대 상위 제품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팬티라이너 가운데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팬티라이너 베이비 파우더향’과 ‘릴리안팬티라이너 로즈향’,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팬티라이너 좋은 순면’, ‘화이트 애니데이 팬티라이너 로즈마리향’, ‘화이트 애니데이 일반 팬티라이너’ 등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조사대상 중 유일한 면생리대인 트리플라이프의 ‘그나렌 중형’ 새 제품에서도 TVOC 등이 다량 검출됐다. 다만 면생리대는 빨거나 삶으면 VOCs의 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명 등을 포함한 연구결과는 시험을 실시한 강원대 김 교수 및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타당하지만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하지 않음에 따라 식약처가 여성환경연대로부터 제출받은 모든 자료의 공개여부를 직접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의 시험결과에서 VOCs가 검출됐다는 것만으로는 인체에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소비자가 지나치게 우려하기 보다는 식약처의 위해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10종에 대한 1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계획이다. 나머지 휘발성유기화합물 76종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1차 조사는 이르면 9월말, 2차 조사는 연말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생리대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믿고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이른 시일내 나와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의 생리대 검사 결과를 두고 신빙성이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뒤늦게 실험결과를 발표, 소비자들의 의혹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이다.

이날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교수팀은 식약처의 주장에는 ISO 국제 표준에 맞게 개발한 실험을 통한 연구라고 반박했다. 또 논란이 된 생리대 업체의 연구비 지원은 자신이 아닌 다른 학과의 교수며, 기존에 보유한 장비와 시약으로 연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는 식약처가 기준을 잡고 추가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처가 제대로 된 기준을 내놓지 않고 신빙성이 낮다면서 민간의 실험결과를 뒤늦게 발표하면서 생산업체들도 당황하고 있다. 깨끗한나라에 이어 도마 위에 오른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LG유니참, P&G 등에는 소비자들의 맹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50% 생리대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측은 “유한킴벌리 생리대에서 발암물질 최다 검출‘ 주장은 왜곡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식약처는 현재 천생리대, 생리컵 포함한 56개 회사 896개 품목의 생리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공식 조사를 통해 보다 명확한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약처와 여성환경연대, 생산업체들의 엇갈리는 주장 속에서 한 소비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넘쳐 나는데 근거로 삼을 만한 객관적인 연구나 조사결과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가 듣고 싶은 것은 신뢰하기 어려운 실험이라는 발표가 이나라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부기관의 발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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