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유통·납품 업체 상생 협약에 대해 동행세일이 일시적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판촉비 의무 면제에 대한 자발성의 기준에 대해서도 모호한 측면이 있어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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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침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시작되는 오는 26일부터 연말까지 할인 행사를 열 때 판촉비 50% 의무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는 입점 브랜드들이 할인 행사에 참여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히고, 할인율도 자체적으로 정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이번 상생 협약 가이드라인은 대규모유통업자가 행사기간·주제·홍보·고객지원방안 등 판촉행사를 기획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납품업체의 참여 자발성을 실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이어 “백화점과 납품업체가 함께 진행하는 할인행사에 있어 ‘자발성’이라는 기준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규제 완화 세부 지침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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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동행세일 행사처럼 일시적인 지원방안이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전반적인 정부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체인스토어협회 회장을 맡고있는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이날 공정위 협약식과 관련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유통기업 입장에서는 공정위 실무진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데 사건 관련 외에 함께 의견을 나누고 상호 소통을 위한 소통 채널이 부족하다. 정례 정책 세미나, 공청회 등을 함께 진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날 납품업체 대표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몬테밀라노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서희 린에스앤제이 대표는 “할인 행사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같은 브랜드라도 재난지원금 사용이 백화점 내부에서는 안 되고, 외부 매장에서는 가능하도록 제한한 것이 특히 아쉬웠다”면서 “납품업체들 대부분이 90% 이상 매출 급감을 겪는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유통사와 납품업계가 적극적으로 상생 협약을 약속해준 만큼 유연한 현장 중심의 행정을 약속하겠다”면서 “재난지원금 문제 또한 공정위 소관은 아니지만, 관련 부처에 의견을 잘 전달하고 공정위 차원에서 검토 가능한 장기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