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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됨에 따라 데이터와 기술력 확보는 물론, 단순 점유율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내실과 외형 모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G9 등에 SSG닷컴 등 기존에 운영하던 자사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게 돼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약 50%에 달하게 된다. 미래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하는 셈이다.
충성도 높은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유료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셀러를 얻게 돼 규모의 경제 실현도 가능해진다. 통합 매입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에서 20년 넘게 운영하며 쌓아 온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먼저 고객이나 판매자 데이터 확보를 통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 맞춤형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또한 기술 개발(IT) 인력이나 상품 구색을 갖출 상품 기획자(MD) 등도 단숨에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SG닷컴이 영역 확장을 위해 추진 중인 오픈마켓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에 달하는 거래액 대부분을 오픈마켓으로 운영해 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올 초 신년사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근성’을 주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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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장 모든 플랫폼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화학적 시너지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이라는 큰 그림을 봤을 때 갖춰야 할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더해가는 모습이다.
신세계 온라인 플랫폼의 선두에 서 있는 SSG닷컴은 직매입 상품 판매와 장보기에 특화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취급 품목면에서는 경쟁사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사업을 더 하면서 그룹사 차원의 보완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전략은 이미 최근 인수한 여성 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W컨셉)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세계는 W컨셉을 인수하면서 20대 초반 여성 고객들을 신세계그룹 온라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당분간은 각자의 영역을 보존하면서 사업을 하다가 이베이코리아 계열사와 신세계그룹 계열사 포인트나 간편결제 시스템의 연동 등을 통해 조금씩 화학적 결합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수로 SSG닷컴의 상장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이커머스 법인으로 별도 출범하면서 사모펀드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받고 위약매수청구권(풋백옵션)을 체결했다. 2023년까지 SSG닷컴 거래액 10조원이나 기업공개(IPO)를 달성해야 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좀 더 수월하게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비록 4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기는 했지만 이베이코리아 자체적으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인수 이후 손해를 메꾸지 않고 시너지 효과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매출액은 1조 300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신세계가 오랜 시간 수익을 내온 온라인 플랫폼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보여줄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과거 쿠팡의 ‘물류 혁신’처럼 업계 판도를 뒤집을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가 벌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직매입 위주의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오픈마켓 플랫폼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