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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외 대다수 리사이클링 기업들은 패배터리 재활용 시 습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습식 방식에선 전처리 공정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다음 잘게 분쇄해 리사이클링 원료인 블랙파우더 또는 블랙매스를 제조한다.
이때 불순물로 여겨지는 배터리 케이스와 양·음극재의 집전체(Foil)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전처리 시간이 많이 소비되고, 리튬·니켈·코발트·구리 등 유가금속이 손실되기도 한다.
반면, 영풍의 건식용융 방식은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그대로 파쇄해 리사이클링 원료인 LiB(리튬 배터리) 플레이크를 만들기 때문에 전처리 공정이 단순하다. 또 배터리 케이스와 집전체 등도 원·부원료로 사용해 주요 금속의 회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영풍의 건식용융 기술은 LiB 플레이크를 고온의 용융로에 넣어 녹인 다음 비중이 가벼운 리튬은 공정의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먼지(Dust) 형태로 포집하고, 그 외 니켈·코발트·구리 등 유가금속은 용탕 형태로 뽑아 회수한다. 니켈·코발트·구리 등도 95% 이상 회수된다.
게다가 이 기술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회사들에서 장착 비율이 늘고 있는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에도 유용하다는 게 영풍 측 설명이다. 기존 습식 방식에선 리튬 외 금속 회수가 어려웠지만, 건식용융 방식에선 구리 같은 재활용 금속을 회수할 뿐 아니라 불순물을 슬래그(금속 찌꺼기) 형태의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 시멘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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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영풍은 이번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연간 2만t(전기차 8만대분)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1차 상용화공장을 완공하고, 이후 확장해 2030년 이후 리튬·코발트·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를 연간 70만t 생산해 약 5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강인 영풍 사장은 “이번 석포 파일럿 공장 가동으로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통 산업과 신기술의 조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순환경제 구축과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