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어떻게 하지 마비까지 진행될까

  • 등록 2019-08-14 오후 3:37:40

    수정 2019-08-14 오후 3:37:40

[구형모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70대 후반의 여성 환자가 4개월 전부터 양다리의 힘이 약해져 걷지 못하고 있다며 휠체어를 탄 채로 진료실을 찾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한 듯 보였다. CT, MRI 등 정밀검사 결과 환자는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점차 진행하면서 발생한 척추관 협착증으로 하지에 마비 증상이 발생한 경우였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로 어떻게 하지 마비까지 진행할 수 있을까.

골다공증은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발생률이 높고, 폐경이 지나면서 급격히 진행한다. 골다공증은 최근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예방적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골다공증 자체의 증상이 없어 여전히 골절이 발생하면서 진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이 있을 땐 약한 충격에도 척추, 손목, 대퇴골에 골절이 발생한다. 특히 척추의 경우는 대개 보조기를 차면서 골절된 척추가 주저앉지 않고, 제 형태로 잘 유지하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 그대로 유합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절이 된 척추가 점차 내려앉으면서 통증도 심해지고, 하지의 방사통이나 힘, 감각의 둔화 같은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척추 골절 부위의 무혈성 괴사를 쿰멜씨병(Kummel‘s Disease)이라 한다. 괴사로 인해 골절 부위가 제대로 유합되지 못하고 점차 내려앉아 허리 통증을 유발하며 신경관 안쪽으로 뼛조각이 밀고 들어오면서 척추신경을 압박하여 방사통이나 하지 마비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척추 골절 환자는 정기적인 X-ray 촬영이 필수적이다.

쿰멜씨병의 치료는 신경의 압박이 심하지 않으면 대개 경피적 추체 성형술을 시행하는데 골절 부위 척추에 인체에 사용 가능한 시멘트를 주입해서 골절 부위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하여 통증을 완화한다. 하지만 신경의 압박이 심해 방사통이나 마비를 동반한 경우는 신경의 감압과 추체 유합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신경의 압박과 골절 부위의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는 복부나 한쪽 옆구리를 통한 전방 유합술과 등쪽에서 접근하는 후방 유합술이 같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한, 심한 골다공증으로 척추체 나사못의 고정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추체의 나사못 주위를 보강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환자의 경우 신경 압박이 심했고, 하지의 힘과 감각이 둔화되어 있는 상태로 신경 감압 및 후방 유합술을 진행했다. 고령의 환자라 젊은 환자에 비해 회복이 더디긴 했지만, 점차 호전되어 수술 후 2주째 보행기를 이용한 자가 보행이 가능했다. 수술 후 2달째 외래를 찾았을 땐 같은 분인지 몰라볼 정도로 밝은 표정으로 진료실로 씩씩하게 걸어 들어오셨다. 오시자마자 ’거룩한 손 한번 만져보자‘며 내 손을 꽉 잡으며 고맙다는 말씀을 몇 번이고 반복하셨다.

대부분의 환자가 고령에 골다공증이 심하므로 수술의 선택이 신중해야 하고, 수술 전후 발생할 여러 합병증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더불어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더라도 경미한 충격에 의해 골절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뼈가 약해진 상태인 상태이므로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 하다. 또한, 골절 발생 시에는 이를 방치하지 않고 이른 시일 내에 척추관절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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