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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송승현 기자] 쌍용자동차(003620)가 기업회생 절차 신청의 여파로 자동차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주요 부품사들이 대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해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당장은 재고 부품을 활용해 자동차를 만들고 있지만 그마저 소진될 경우 내년 초부터 셧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의 결정으로 두달 간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들어갔지만 시작부터 큰 시험대에 올랐다.
쌍용차는 29일 LG하우시스, 보그워너오창,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등 협력사들과 부품 공급 재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 등 주요 부품사 5곳이 부품 납품을 거부하면서 쌍용차는 24일과 28일 이틀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이 납품을 다시 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이날부터 부품 공급이 재개됐지만 나머지 3개 업체는 아직 납품 재개를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품사들과의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사들이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특히 부품사들의 거래 은행들에서 쌍용차에 대한 부품 공급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까지 협상에서 공급 재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쌍용차는 내년 초부터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게 된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와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제대로 가동해 보지도 못하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상적인 생산판매활동이 유지돼야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부품협력사들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2개월 동안 대주주와 함께 채권단과 구조조정 합의안을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또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N오토모티브와의 투자 협상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만일 쌍용차가 보류기간 동안 투자자 유치 또는 채권자들과 합의안을 최종 타결하면 회생신청은 없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반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생절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