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상용)는 2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범계·김병욱·박주민 의원,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과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10명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한국당 사건과 마찬가지로 해당 사건이 일어난 지 17개월 만이자 검찰이 기소한 지 9개월 만에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된 셈이다.
|
박주민·박범계·표창원 당시 의원은 같은 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민주당 보좌진·당직자들과 함께 한국당 관계자들을 밀어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회 충돌 과정을 해결하는 일은 질서 유지권 발동 등에 근거한 국회 경위의 직무”라고 규정하며 “국회 내 폭력 행위를 근절하는 차원에서 혐의자들을 수사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검찰의 공소사실을 두고 대부분 사실 관계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좌관·당직자들의 변호인은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피고인들이 공모해 (한국당 관계자들을) 폭행했다고 하지만, 공모하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면서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폭행에 고의가 없고, 만약 폭행에 고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해엔 고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 직접 선 전·현직 의원들도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나아가 검찰이 양측을 모두 기소하면서 기소 자체가 정치적으로 희석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걸 전 의원은 “(의정 활동을 막은 한국당 관계자들과) 우릴 같은 선상에 오르게 하고, 함께 기소해 법정에 세운 건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라며 “검찰의 잘못된 점은 개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 의원도 “한국당의 국회법 위반 행위가 기소됐는데, 검찰은 거기에 대한 ‘구색 맞추기’로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에 대한 ‘정치적 기소’를 했다”라고 평가했고, 김병욱 의원은 “경찰과 검찰 조사 과정에 참여했지만, 기소된 부분을 묻지도 않고 기소했다”면서 “재판부는 짜깁기식, 짜맞추기식 기소가 아니었는지 살펴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에 앞서 지난 21일 정식 공판을 치렀던 국민의힘 측도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측 변호인단은 ”국회 충돌 당시 이들의 행위는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으며, 위법성·책임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즉, 국민의힘의 당시 행위가 형법상 범죄가 성립되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