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전문화·절충화… 석유화학 ‘빅3’, 더 짙어지는 3色 성장전략

LG화학, 美 전기차 전지 투자 검토… 다각화 집중
롯데켐 하반기만 3건 증설 완료, 순수화학 ‘전문화’
한화켐 그룹 계열사 통한 태양광·유화 시너지 모색
불확실성 커진 시장, 업체들 강점살린 체질개선 뚜렷
  • 등록 2019-07-11 오후 6:45:15

    수정 2019-07-16 오전 8:48:41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 ‘빅3’의 성장전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1위 LG화학(051910)은 유화·전지·첨단소재 중심의 ‘사업 다각화’에, 2위 롯데케미칼(011170)은 순수화학 중심의 ‘전문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위 규모에 해당하는 한화케미칼(009830)은 계열사를 통한 유화·태양광 등 2개 사업의 시너지를 꾀하는 ‘절충화’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최근 유화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형 3사의 각기 다른 성장전략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규 공장을 건설할 지, 기존 공장의 생산규모를 증설할 지, 합작공장(JV)을 건설할 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35GWh인 전기차 전지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110GWh로 확대하기로 목표한 만큼 생산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LG화학은 현재 미국 미시간주에 전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늘어나는 전지 물량 수요에 맞춰 어떤 식으로나마 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어떤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지는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올초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 체제에서 내놓은 향후 5년간 LG화학 전략의 핵심은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힘을 쏟고 있는 전지 분야를 더 키워 기존 23%였던 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60% 수준인 유화사업 비중을 30%까지 낮추는 대신 다른 사업 부문인 전지·첨단소재·바이오 등을 키워 어떤 외부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번 미국 투자 검토건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순수화학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올 하반기에만 3개 유화제품 설비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여수공장에선 연간 생산능력 11만톤 규모의 폴리카보네이트(PC·플라스틱 원료) 설비 증설이, 울산공장에선 연산 20만톤 규모의 메타자일렌(MeX·도료 기초원료) 증설을 4분기께 마무리짓고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PC·MeX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22만톤, 36만톤으로 늘어난다. 또한 설비 전환을 통해 기존 연산 46만톤이었던 이소프탈산(PIA·도료 원료)도 84만톤 수준으로 확대된다.

내년과 내후년에 완료될 증설도 3건이나 예정돼 있다. 자회사 롯데정밀화학과 합작사 롯데BP화학이 진행하는 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범용제품들인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규모의 경제’ 전략을 전개하며 순수화학제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 에탄크래커(에탄분해설비) 합작공장까지 준공하며 ‘유화산업의 쌀’인 에틸렌 생산량도 연산 450만톤 규모로 키웠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순수화학제품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추진, 외형을 키워 글로벌 유화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범용제품이 아닌, 고부가 제품군은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BP화학을 통해 생산해 보조를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그룹 계열사 한화토탈과 한화큐셀을 통해 유화사업과 태양광사업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태양광(폴리실리콘), 유화(폴리염화비닐 등)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은 이들 계열사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진 않지만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환경·안전분야 및 기술 교류 등으로 같은 업종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 태양광과 유화 2개 핵심축 사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업체들의 차별화된 전략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순수화학 중심의 규모의 경제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하다보니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세울 순 있지만 최근처럼 업황 부진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LG화학의 다각화 전략은 이와 반대다. 각 사업부문의 비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탓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LG화학은 2012년께 전 세계적인 유화시장 불황에도 타 업체들에 비해 선방한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화시장은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였지만 현재는 워낙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며 “이런 시점에서 국내 대형 업체들 역시 확실하게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린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 같은 전략의 차별화가 최근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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