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규 공장을 건설할 지, 기존 공장의 생산규모를 증설할 지, 합작공장(JV)을 건설할 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35GWh인 전기차 전지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110GWh로 확대하기로 목표한 만큼 생산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LG화학은 현재 미국 미시간주에 전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늘어나는 전지 물량 수요에 맞춰 어떤 식으로나마 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어떤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지는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올초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 체제에서 내놓은 향후 5년간 LG화학 전략의 핵심은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힘을 쏟고 있는 전지 분야를 더 키워 기존 23%였던 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60% 수준인 유화사업 비중을 30%까지 낮추는 대신 다른 사업 부문인 전지·첨단소재·바이오 등을 키워 어떤 외부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번 미국 투자 검토건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과 내후년에 완료될 증설도 3건이나 예정돼 있다. 자회사 롯데정밀화학과 합작사 롯데BP화학이 진행하는 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범용제품들인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규모의 경제’ 전략을 전개하며 순수화학제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 에탄크래커(에탄분해설비) 합작공장까지 준공하며 ‘유화산업의 쌀’인 에틸렌 생산량도 연산 450만톤 규모로 키웠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순수화학제품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추진, 외형을 키워 글로벌 유화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범용제품이 아닌, 고부가 제품군은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BP화학을 통해 생산해 보조를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그룹 계열사 한화토탈과 한화큐셀을 통해 유화사업과 태양광사업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태양광(폴리실리콘), 유화(폴리염화비닐 등)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은 이들 계열사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진 않지만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환경·안전분야 및 기술 교류 등으로 같은 업종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 태양광과 유화 2개 핵심축 사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화시장은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였지만 현재는 워낙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며 “이런 시점에서 국내 대형 업체들 역시 확실하게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린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 같은 전략의 차별화가 최근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