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업무량·갑질"…택배기사, 올해만 13명째 사망 '어쩌나'

21일 A씨 등 택배노동자 올해 13번째 사망
"과중한 업무, 갑질 등 근무환경 열악해"
택배업체, 부랴부랴 재발 방지 대책 약속
  • 등록 2020-10-22 오후 5:24:33

    수정 2020-10-22 오후 5:25:07

[이데일리 이용성 공지유 기자] 택배노동자들이 계속 쓰러지고 있다. 올해만 벌써 13명째 사망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무량이 살인적으로 폭증했는데 사측의 ‘갑질’까지 받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한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간이휴게실에서 쉬던 CJ대한통운(000120) 택배기사 A씨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대책위는 A씨가 사망 직전까지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진택배 기사 김모(36)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전 김씨는 동료 택배노동자에게 “너무 힘들다”는 문자를 남겼다. 김씨는 하루 400개가 넘는 물량을 혼자 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비일비재한 ‘갑질’을 못 참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기사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50대 기사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갑질, 생활고를 호소하며 3장 분량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떴다. 유서에는 “지점 관리자가 화나는 일이 있다는 이유로 하차 작업을 끊고 불러 내게 화를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북에서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B씨는 “택배 분류 작업 중 택배 하차가 느리다는 이유로 지점 관리자에게 멱살을 잡히고 욕설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상열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위원장은 “욕설에 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많지만 항의하거나 지시를 거부하면 계약 해지까지 이어져 참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택배기사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책위는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단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이라며 “주 평균 71시간이 넘는 살인적 노동시간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과로사 방지를 위해 사전 분류 인력을 즉시 투입하고 감시를 위한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하라고 정부와 회사에 요구했다.

한편 택배업계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사망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택배도 20일 사과문을 내고 물량 제한, 터미널 근무환경 개선 등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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