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파문’ 권성동, 비대위원 자격 있나[기자수첩]

  • 등록 2022-08-09 오후 6:03:12

    수정 2022-08-09 오후 9:24:5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결국 이 사태를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본인인데 정작 책임을 지지 않고 쏙 빠지는 모습을 보고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국민의힘이 당 지도부가 모두 해체되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게 된 작금의 사태에 대해 여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열변을 토했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발언 논란, 당 대표를 저격하는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 등으로 비상 상황을 만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으로 합류하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비대위로 가기 위한 첫 단계였던 당헌 개정 사항만 봐도 그렇다. 국민의힘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내린 ‘6개월 당원권 정지’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 권 원대대표는 지난 1일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으며 사실상 ‘원톱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측근의 아들을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추천해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강릉 촌놈이”라고 발언해 국민적 공분을 샀고, 여기에 “내부총질”이라는 이준석 당 대표를 저격하는 내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 사적으로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실수로 공개하면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결국 본인의 구설수로 인해 20여일만에 당 지도부가 와해되고 비대위로 전환되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을 제외하고 최대 14명으로 꾸려지는 비대위원회에 원내대표 자격으로 합류한다. 당의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한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는 나홀로 책임을 지지 않고 다시 당 지도부로 활동하는 셈이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비대위는 혁신형 비대위로 성격을 규정했다. 하지만 정작 혁신 대상인 대표적인 인사가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하니 비대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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