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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지엠 노조가 파업하면 안 되는 이유

  • 등록 2020-09-28 오후 4:48:46

    수정 2020-09-28 오후 9:52:47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지난 1월 열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는 특별했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이 카허 카젬 사장과 한 무대에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았다. 작년 전면파업으로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신차 흥행이 달린 점에 공감대를 이뤄 협력을 다짐했다.

휴전도 잠시뿐 노조는 다시 파업 깃발을 들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합법적으로 파업 등의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임단협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과 함께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2018년과 2019년 임단협에서 이미 두 차례 임금동결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사측은 경영정상화가 진행 중으로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업을 볼모로 왜 계속 희생을 강요하느냐는 노조의 주장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현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래차 시대 전환기도 맞물려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지엠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대표 강성노조였던 현대차 노조가 11년 만에 임금동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결정한 것도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회사가 있어야 일자리가 있다.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것도 회사가 존립해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지엠은 적자기업이다. 2014년부터 영업손실은 6년째 이어지면서 누적 적자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도 작년 대비 20.6% 감소했다. 노조는 8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돼 가까스로 법정관리를 면했으며, 군산공장 폐쇄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동료만 1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기업 GM은 전 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향후 10년 이상 한국에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2018년 GM의 약속이 딱 10년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은 기우일까. “미래가 밝지 않으면 재투자하지 않고 아예 손 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한국지엠 부품사 대표의 말이 예사말로 들리지 않는다. 노조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카허 카젬(왼쪽부터)한국지엠(GM) 사장과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6일 오전 인천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열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공식 출시행사’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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