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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제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1일 시작됐다. 이날 중국 베이징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에는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4·15 총선 재외국민투표를 위해 교민들이 하나둘 투표장을 찾았다.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다. 생애 첫 투표를 마친 정민규(19) 군은 재외 국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정문 앞에는 평소와 다르게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었다. 유권자는 입구에 진입하기 전에 체온체크를 하고, 보안 검색을 끝낸 후에도 다시 한번 체온을 재야한다. 곳곳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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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는 유학생 등으로 이뤄진 안내 요원도 여럿 보였다.
안내 요원으로 일하는 중국인민대 2학년 재학생 최수아(여·21)씨는 “학교가 온라인 수업 중이라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왔다”며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코로나19 상황 속에 현장에 나간다니 많이 걱정하셨다. 마스크 잘 끼고 장갑까지 준비했다”고 말했다.
교민들은 다른 국가에서 재외국민투표가 중단된 가운데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용희 베이징한국인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투표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정부에서 온 마스크를 교민들에 배포할 때 재외국민투표 신청을 받았고, 현재 교민 4000여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거주 중인 교민 문창주(남·51)씨는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했다”며 “주변 지인들에도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됐다고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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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사는 투표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재외국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중국 교민들도 투표 등록을 많이 했는데, 이동이 편치 않아 중국으로 못돌아오신 분들도 있어 투표가 기대하는 만큼 이뤄질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투표율과 관련해 장 대사는 예측불가라고 했다. 그는 “중국으로 돌아오신 분들 중에도 자가격리 또는 시설격리 중인 분들이 적지 않고, 일부 거주단지에서는 출입증이 모든 가족에 주어진 것이 아니어서 이동이 어려워 이전 수준의 투표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해외에 거주·체류 중인 유권자들을 위한 재외투표가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이번 총선의 재외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재외유권자는 총 17만1959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40개국 65곳의 공관에서 재외선거사무가 중단되면서 8만500명(46.8%)의 유권자가 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또 투표함의 안전한 국내 회송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현지 공관에서 직접 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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