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소중한 한표 행사해야죠" 재외국민투표장 찾은 마스크 행렬

방호복 입은 직원들 삼엄한 경비
체온체크 2번씩…발열자 별도 투표소로
장하성 대사 "투표 진행해 천만다행"
재외국민 투표율 예년보다 낮을 듯"
  • 등록 2020-04-01 오후 4:42:25

    수정 2020-04-01 오후 4:42:11

1일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4·15 총선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마스크를 쓴 교민들이 투표장을 찾았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외국에 있어도 조국의 선거이기에 투표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첫 투표라 낯설었는데 하고 나니 뿌듯합니다. 선거에 관심 없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생각보다 투표가 힘들지 않아요. 다들 와서 투표하세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제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1일 시작됐다. 이날 중국 베이징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에는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4·15 총선 재외국민투표를 위해 교민들이 하나둘 투표장을 찾았다.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다. 생애 첫 투표를 마친 정민규(19) 군은 재외 국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정문 앞에는 평소와 다르게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었다. 유권자는 입구에 진입하기 전에 체온체크를 하고, 보안 검색을 끝낸 후에도 다시 한번 체온을 재야한다. 곳곳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1일 주중국한국대사관 문 밖에서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대사관은 혹시라도 체온이 37.3 이상인 발열자가 나올 경우를 대비해 입구 옆에 간의 투표소를 마련했다. 발열자는 이곳에서 따로 투표한 후 코로나19 핵산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안내된다.

건물 밖에는 유학생 등으로 이뤄진 안내 요원도 여럿 보였다.

안내 요원으로 일하는 중국인민대 2학년 재학생 최수아(여·21)씨는 “학교가 온라인 수업 중이라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왔다”며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코로나19 상황 속에 현장에 나간다니 많이 걱정하셨다. 마스크 잘 끼고 장갑까지 준비했다”고 말했다.

투표 시작 후 한 시간 동안 투표자는 20명 남짓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표자가 조금씩 늘었다.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찾아오거나 가족과 함께 찾은 유권자가 속속 나타났다. 가족들을 한국에 보내고 혼자 지내고 있는 주재원들도 출근길에 투표소를 찾았다.

교민들은 다른 국가에서 재외국민투표가 중단된 가운데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용희 베이징한국인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투표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정부에서 온 마스크를 교민들에 배포할 때 재외국민투표 신청을 받았고, 현재 교민 4000여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거주 중인 교민 문창주(남·51)씨는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했다”며 “주변 지인들에도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됐다고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성(왼쪽) 주중국한국대사 내외가 1일 중국 베이징 주중국한국대사관에서 4·15 총선 재외국민투표를 하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장하성 주중한국대사 내외도 이날 오전 8시50분께 투표장을 찾았다.

장 대사는 투표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재외국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중국 교민들도 투표 등록을 많이 했는데, 이동이 편치 않아 중국으로 못돌아오신 분들도 있어 투표가 기대하는 만큼 이뤄질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투표율과 관련해 장 대사는 예측불가라고 했다. 그는 “중국으로 돌아오신 분들 중에도 자가격리 또는 시설격리 중인 분들이 적지 않고, 일부 거주단지에서는 출입증이 모든 가족에 주어진 것이 아니어서 이동이 어려워 이전 수준의 투표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해외에 거주·체류 중인 유권자들을 위한 재외투표가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이번 총선의 재외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재외유권자는 총 17만1959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40개국 65곳의 공관에서 재외선거사무가 중단되면서 8만500명(46.8%)의 유권자가 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재외투표기간 중에도 주재국의 제재조치가 강화되거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외투표 진행이 불가능한 지역이 발생하면 추가로 재외선거사무를 중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 참여할 수 있는 재외유권자는 더 줄어줄 수 있다.

선관위는 또 투표함의 안전한 국내 회송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현지 공관에서 직접 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일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4·15 총선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박용희(오른쪽에서 두번째) 베이징한국인회 회장 등 교민들이 투표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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