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국새 '대군주보' 돌아왔다…'효종어보'도 환수

소유자 스스로 기증 결심
"행방불명된 73점 어보·국새 환수도 노력"
  • 등록 2020-02-19 오후 5:03:39

    수정 2020-02-19 오후 5:03:3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해외로 유출됐던 조선의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어보’가 고국의 품에 돌아왔다.

그간 국새나 어보의 환수는 강제 압수인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유물은 소유자 스스로의 기증으로 환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재미교포 이대수(84)씨로부터 기증 받아 국내로 무사히 인도했다.

1960년대 유학을 떠난 후 미국에 거주해 온 이대수씨는 한국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경매를 통해 문화재를 매입하던 중, 1990년대 후반 두 유물을 매입했다. 그러다 최근 국새와 어보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됐고, 고국에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정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조선의 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사진=문화재청).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증자 이대수씨의 아들 이성주씨는 “역사적 귀중품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며 “아직도 외국을 떠돌고 있는 많은 국새와 어보가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새와 어보는 모두 임금의 도장이다. ‘대군주보’는 1882년(고종 19년) 조선의 자주국가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효종어보’는 1740년(영조 16년) 효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작했다.

대군주보는 높이 7.9㎝, 길이 12.7㎝, 무게 4.1㎏으로 은도금을 했고,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다. 이전까지 조선은 명과 청에서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국새를 받아 사용했으나, 고종의 명으로 ‘대(大)조선국’의 ‘대군주(大君主)’라는 글씨를 새긴 ‘대군주보’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했다. 서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보’(寶)는 천자만이 쓴다고 알려진 글자로 대군주보에는 중국을 향한 사대적 외교관계를 청산하고 독립된 주권국가로 나아가려는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이 8.8㎝, 길이 12.6㎝ 크기로 거북 모양 손잡이에 황금 도금된 효종어보는 효종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된 것이다. 효종 승하 직후인 1659년(현종 즉위년)에 시호를 올렸고, 1740년(영조 16년)과 1900년(광무 4년)에 존호를 올렸는데 그때마다 어보가 만들어졌다. 이번에 1740년 제작 어보를 환수함에 따라 효종 관련 어보 2점을 국립고궁박물관에 무사히 보관할 수 있게 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아직도 73점의 소중한 어보와 국새가 행방불명 상태”라며 “문화재들이 하루빨리 우리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오는 22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특별공개될 예정이다.

기증자 이대수씨의 아들 이성수씨(왼쪽)와 정재숙 문화재청장(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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