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공멸 위기인데… 두산·현대重 노사갈등에 ‘시름’

두산重 노조, 금속노조와 연대… 상경투쟁
“자구안 원천무효” 주장, 투쟁수위 높일 듯
현대重 노사, 임협·현안 분리 문제 놓고 갈등 여전
"수주 실적 악화속 대승적 차원서 임협 마무리해야"
  • 등록 2020-04-22 오후 5:13:48

    수정 2020-04-22 오후 7:23:53

[이데일리 김정유 김영수 기자] ‘내우외환(內憂外患)’ 역대급 구조조정이 예고된 두산중공업, 실적악화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이 맞닥뜨린 현 상황이다. 당장 두산중공업은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현대중공업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주 실적 악화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생존의 기로에 놓인 두 회사 모두 노조가 발목을 잡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두산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자구안 수립시 노조와 협의가 없었다며 18년 만에 금속노조와 대규모 연대투쟁에 나섰고 현대중공업은 임금협상(임협)이 무려 1년 이상 공회전을 거듭하며 여전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선 노사간 대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역대급 구조조정 예고된 두산重 노조, “자구안 원천무효” 주장

이성배 금속노조 두산중공업 지회장이 지난 3월 25일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교보타워 앞에서 상경투쟁을 펼쳤다. 약 80여명의 조합원들은 규탄 집회 후 사측에 항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상경투쟁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함께 한 첫 연대투쟁이다. 최근 금속노조 경남지부,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와 단일 대응체계를 구축한 두산중공업 노조는 앞으로 투쟁 수위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현재 노조는 사측 자구안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문 변호사를 통해 법적대응 여부도 고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자구안 속 사업부 매각, 분할 등의 경우 단협상 60일 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만큼 사측의 자구안은 원천무효임과 동시에 불법”이라며 “우리와 협의을 하지 않은 것은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은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채권단으로부터 하루 빨리 자구안 승인을 받고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만큼 노사 갈등이 부각되면 여러모로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자구안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적 없는만큼 노조의 주장이 다소 앞서나가고 있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자구안 내용이 오픈된 게 아닌 만큼 사업부 매각 등에 대해서도 공식화되지 않았다”며 “향후 노조와 협의할 사항이 있다면 당연히 협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의 투쟁 수위는 앞으로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여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 당장 23일에도 창원 본사 정문 앞에서 금속노조와 연대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키로 했다. 금속노조와의 연대가 본격화한만큼 두산중공업 단일 노조 차원의 투쟁과는 수위 자체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두산중공업 노조가 가장 크게 투쟁을 벌였던 때는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민영화 반대 등으로 파업을 진행했던 2002년께다. 이번 투쟁은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이뤄지는 금속노조와의 대규모 연대투쟁이어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는 세계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역대급 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노사가 서로 이해하고 한발씩 양보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는 것이 급선무다. 노조의 과격한 투쟁은 두산중공업을 돕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 시장의 지원을 철회하게 할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重 노사 임협 1년간 평행선..조합원 조차 ‘부글부글’

현대중공업 노사 대표가 올 1월 14일 울산 본사에서 교섭이 중단된 지난 해 12월 1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018년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역시 노사 갈등이 최고조인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2일 임금협상(임협)을 위한 상견례 이후 이달 14일까지 53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지난 2014년 2년치 임협을 한꺼번에 타협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해고자 복직 등 주요 현안과 임협을 분리해 교섭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사측이 지난 달 13일 소식지를 통해 성과금을 우선 지급하겠다고 밝히자 노조는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같은 달 2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나서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노조를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17일에는 노조가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제기한 주총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기도 했다. 노조의 무리한 발목잡기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5월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기했던 법인분할 무효 청구 본안 소송의 경우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문제는 현대중공업 ‘4사(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1노조’ 체제에서는 한 사업장이라도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찬반투표 일정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먼저 협상을 마무리하더라도 모든 사업장이 합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노사 간 협상을 대하는 조합원들의 불만도 상당한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게시판을 통해 “이 시국에, 이 업황 불황에 파업한다니, 말이 안 나온다” 등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악화일로다. 실제 올 1분기 현대중공업의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실적은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발주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전 세계 LNG선 발주 전망을 기존 133척에서 79척으로 수정,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기극복을 위해선 노사가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되레 노조가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며 “한계 상황에 놓인 차, 항공, 정유업계 노조가 대승적 차원에서 임협을 마무리한 전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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