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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프리즘]김학의 야반도주 막다 무리수?…불법 출금 의혹 후폭풍 거셀 듯

2019년 3월 23일 김학의 태국행 막으려 긴급 출금
허위 서류에 출금 요청자도 자격 없어 '불법' 논란
법조계 "아무리 급해도 적법 절차 원칙 무시 안돼"
이용구·이성윤 연루로 檢 물론 정치적 파장도 클 전망
  • 등록 2021-01-13 오후 5:12:52

    수정 2021-01-14 오후 4:51:0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 금지 조치 당시 법무부와 검찰이 절차적 위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2년여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검찰 개혁을 주도해 온 친(親) 정권 인사들이 이번 의혹에 다수 연루돼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 내부는 물론 정치권까지 미칠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사진=연합뉴스)
‘야반도주’는 막았지만…무리수 둔 듯

대검찰청은 김 전 차관 불법 긴급 출국 금지(이하 출금) 의혹 사건을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로 재배당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초 접수된 공익 신고서를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부장 김제성)에 이첩해 수사를 진행토록 했는데, 좀 더 충실한 수사 진행을 위해 재배당을 결정했다.

해당 공익 신고서는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당시 서류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을 주요 골자로 한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9년 3월 23일 0시 10분께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통과하려 했지만,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0시 8분께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보낸 긴급 출금 요청서에 따라 출국을 저지 당했다.

공익신고서는 이 같은 요청서 자체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요청서에 적힌 사건 번호의 사건은 지난 2013년 김 전 차관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건이었던 데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긴급 출금 조치 후 6시간 이내 법무부 장관에 제출하는 긴급 출금 사후 승인 요청서에도 실재하지 않는 내사 번호가 기재됐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당시 김 전 차관은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었을 뿐 어느 수사 기관에도 피의자로 입건돼 있지 않아 긴급 출금 대상자가 아니었고, 긴급 출금을 요청한 이 검사 역시 대검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로서 수사 권한도 없고 기관장도 아니어서 신청권자 자격이 없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김 전 차관 측 역시 긴급 출금을 당한 다음날인 2019년 3월 24일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른바 ‘야반도주’라는 비난 여론 속에 적절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 결과 따라 ‘후폭풍’ 거셀 듯

이와 관련 법무부는 “이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 기관에 해당하므로 내사 및 내사 번호 부여, 긴급 출금 요청 권한이 있고, 당시는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던 전직 고위 공무원이 심야에 국외 도피를 목전에 둔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을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기존에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와 직권남용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뇌물 및 성 접대 등 김 전 차관이 연루된 의혹에 대한 진상 파악과는 별개로, 적법 절차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온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 해명대로라면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받는 법무부 검사는 모두 법무부 근무 중에도 어떠한 수사 행위를 해도 된다는 논리지만 그런 것은 없다”며 “더구나 검찰의 사건 번호 부여는 검사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실체적 진실이 중요해도, 아무리 형사 처벌의 필요성이 절박해도, 적법 절차의 원칙을 무시하면 사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며 “검사가 조작된 출금 서류로 출국을 막았다는 기사를 보고 순간 머릿속에 명멸(明滅)한 단어는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당시 법무부 법무실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을 주도한 인물들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의 출금 필요성을 처음 언급한 이 차관은 이후 일련의 절차를 주도적으로 이끈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실제 출금을 요청하는 수사 기관의 소관 부서나 사건 번호 부여 등의 구체적 절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관여할 수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직후 당시 서울동부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해 내사 번호 생성을 추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 당하는 등 당시 불법성을 인식하고 뒷수습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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