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기 4년차 여름휴가..'휴가의 정치학'

지난해 여름휴가 반납..올해는 휴가 취소
부동산 이슈로 전국이 '들썩' 묘수 나올까
文대통령 독서목록에도 관심
  • 등록 2020-08-03 오후 5:40:59

    수정 2020-08-03 오후 5:40:59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미뤄졌다. 3일로 예정됐던 여름휴가가 중부지방 집중호우 피해가 커지면서 사실상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다. 다만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주는 정치적 메시지는 상당하다. 산적한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향후 정국 구상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으로 휴가를 반납했던 지난해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다는 평가도 있지만 부동산정책 실패를 둘러싼 민심이반으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다.

휴가지서 정국 구상..첫 메시지에 쏠리는 관심

만일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다녀온다면 복귀 후 첫 메시지가 어떨지에 시선이 쏠린다. 임기 4년차를 맞아 문재인 정부는 거센 부동산 광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대처로 60% 중반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부동산 이슈가 불어닥치며 40% 중반까지 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인 첫 여름휴가인 지난 2017년 휴가지인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부동산 문제는 근시일내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그간 당정에서 부동산 열풍을 꺼트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입안했고 문 대통령도 청와대 참모들 중 다주택자를 인사 조치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휴가 중 관련해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휴가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귀하자마자 분주한 대북 행보를 보였다. 코리아 패싱 논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복귀하자마자 한미일 공조를 확인했고 ‘아직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대북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던 2018년에는 ‘경제’ 메시지를 화두로 던졌다. 폭염 대책을 주문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대적인 규제혁신도 강조했다. 경제 부문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한다는 의지를 보였던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휴가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국정 현안에 해답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남대 구상’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휴가 당시 청남대에서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표했다. 청남대를 즐겨 찾았던 김 전 대통령의 복귀 후 메시지에 ‘청남대 구상’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인사’를 즐겨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에 청와대 비서진 또는 정부부처 장관을 일부 교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휴가 이후 인사를 통해 하반기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왔다.

애독가인 文대통령, 휴가지 독서 목록은?

대통령의 독서 목록도 관심사다. 소문난 다독가인 문 대통령은 휴가 때마다 독서에 매진하고 이를 국민들에게도 알려왔다. 문 대통령은 휴가 때가 아니더라도 여러차례 도서 구매나 선물을 통해 책을 통한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나서왔다. 올해도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는 손에 책이 들려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지근거리 참모진들로부터 명저들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휴가지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 문 대통령은 이 해 추천도서로 ‘명견만리’를 꼽았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여름 휴가에 소설가 한강이 쓴 ‘소년이 온다’, 소설가 김성동의 장편소설 ‘국수(國手)’, 진천규 통일전문 기자의 방북취재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3권의 도서 목록을 공개했다. 2017년에는 KBS 강연 프로그램을 엮은 ‘명견만리(明見萬理)’를 읽고 추천한 바 있다.

휴가를 쓰지 못했던 2019년에도 연말이던 12월 하루 연가를 내고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책 3권을 추천했다. ‘슬픈 쥐의 윤회’,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통일·청춘을 말하다’ 등이다. 이밖에도 ‘51명의 충청도 할매들이 음식 한 가지씩 한평생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인 ‘요리는 감이여’를 소개하거나 ‘90년생이 온다’를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 휴가 도서를 고르는데 신경을 썼다. 책을 통해 대통령의 정국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정치적 행위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도서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독서광으로 유명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식자본주의혁명 △미래와의 대화 △비전 2010 한국경제 등 미래분야 서적을 주로 읽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등을 꼽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넛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책을 선택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휴가도서로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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