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갑질' 차단 나선다…컴플라이언스 적극 도입(종합)

文대통령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 주재
재벌개혁 외 국민 체감 분야 개혁 집중
2014년 이어 공기업 '갑질' 조사 나설듯
공기업 전전긍긍…"추가 조사 부담 느껴"
  • 등록 2019-01-23 오후 7:08:05

    수정 2019-01-23 오후 7:08:05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김성곤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갑질’ 차단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규모 국책사업 권한을 갖고 있는 공기업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리한 계약체결 강요하는 등 중소기업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사전적으로 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CP)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공정경제 추진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공정경제를 공공영역에서부터 선도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공정경제 구축 과제와 관련해 재벌 개혁 외에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의 개혁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공공기관의 불공정 관행이다. 공기업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리한 계약체결 강요, 공사대금 미지급 등 중소기업들에게 ‘갑질’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공기관 불공정 거래행위는 실제 현장에서 공공기관의 대표적 갑질로 인식되어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공정위는 노대래 전 위원장이 재임했던 지난 2014년 공기업의 불공정 행위 근절에 대대적으로 조사를 나섰다.

협력업체에 △공사대금 조정 거부 행위 △생산물량 납품취소, 지연이자 및 어음할인료 미지급 행위 △계열사나 퇴직자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을 중심으로 칼을 들이댔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충청남도개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SH공사, 서울메트로 등이 대거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공기업의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공기업이 아웃소싱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위험의 외주화’도 깊게 들여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김용균 씨’ 사망 사태는 공기업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안전관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불리한 계약이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정위 권한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고용노동부 등 관련부처와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해 제재를 내리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조사뿐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등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불공정행위를 개선하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이는 기업 구성원들이 법규를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사전에 감독하고 상시 통제하는 준법시스템이다. 사전적으로 법 위반 징후를 발견해 ‘갑질’ 등 불공정행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준길 법무법인 지평 고문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과징금을 감경받을 수 있어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했지만, 봐주기 논란때문에 과징금 감경률이 줄면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주춤한 상태”라면서 “공기업을 중심으로 제대로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도입된다면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공공공사 입찰시 자재구매 규모를 고려한 적정한 자재단가를 반영해 입찰상한가를 설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나치게 낮은 입찰가격때문에 협력업체들이 충분한 납품단가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공기업들은 지난 2014년에 이어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설 것을 시사하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기업 관계자는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받은 이후 상당부분 불공정 관행 문제를 개선했는데 또 다시 조사에 나선다고 하니 우려스럽다”면서도 “사내에서도 공정거래법에 대한 인식이 낮은 만큼 컴플라이언스 제도 도입은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외 정부는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약관 분야도 대대적으로 손 볼 예정이다. 어려운 보험약관을 쉽게 개정하고 택배약관의 경우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손해배상액 한도를 현실에 맞게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수기렌탈의 경우 계약 종료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소비자에게 종료 시점을 고지하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