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조 삼전도 굴욕 언급하며 ‘軍 절치부심’ 강조

15일 軍 장성 진급·보직 신고식 이후 軍 수뇌부에 강한 군대 당부
“적어도 군대만큼은 절치부심을 가져야”
“대화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강한 힘이 있어야 성공 가능”
  • 등록 2019-04-15 오후 6:24:40

    수정 2019-04-15 오후 6:24:4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 후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문 대통령, 서욱 육군참모총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과거 임진왜란·병자호란은 물론 조선 인조의 삼전도 굴욕을 언급하면서 우리 군의 절치부심(切齒腐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보직 신고식 이후 군 수뇌부와 환담을 가진 자리에서 “우리 군에 당부하는 것은 늘 같다”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부응할 수 있는 군이 되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평화가 아직까지는 완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확고하게 정착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안보환경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평화를 단순히 지켜내는 안보 능력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어 내고, 만들어진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는 강한 군, 강한 힘을 통한 평화를 이끄는 군이 되어 달라”며 “세계 최강 강대국에 둘러싸인 것이 우리의 지정학적 안보 환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면서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강한 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한 가지 더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 그것은 절치부심”이라면서 “절치(切齒) 이를 갈고, 부심(腐心) 가슴을 새기면서 치욕이나 국란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제대로 대비하고 힘을 기르는 정신 자세일 것이다. 나는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에게 절치부심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임진왜란·정묘호란·병자호란 등을 거쳐 일제 식민지와 분단, 전쟁으로 이어지는 치욕의 역사를 언급했다.

“우리가 임진왜란 이후만 생각해 보더라도 임진왜란 7년 동안 그토록 큰 국난을 겪고 치욕을 겪었다면 그 이후에는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우리 군사력을 강화시키고, 국력을 키워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임진왜란이 끝나고 난 이후에 불과 30년 만에 정묘호란을 맞이했습니다. 여진족들, 그때는 후금이라는 나라가 세워졌는데, 우리 국경을 넘어서 서울까지 도달하는데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임금이 겨우 강화도로 피난해서 난을 피하고, 그러나 전 국토는 유린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난 이후에 다시 또 병자호란을 겪는데, 불과 9년, 불과 9년 후에 병자호란을 겪는데, 그동안 전혀 군사력을 강화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도 국경을 넘어서, 그때는 청나라 청태종이 국경을 넘어서 한양까지 도달하는데 또 불과 며칠, 그때는 너무 황급해서 강화도로 피난하지도 못하고 남한산성으로 겨우 피신했습니다. 결국 항복했고, 삼배구 고두례. 청 태종에게 인조 임금이 무릎걸음으로 걷다 가서 삼배를 하고 아홉 번 이마로 땅을 찧는 그런 항복 의식을 했습니다. 인조 임금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고 합니다. 그런 일을 겪었으면 그야말로 절치부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나라를 잃었고, 35년간 우리가 식민지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식민 지배를 받고 2차 대전 종전으로 해방이 됐지만 나라는 남북으로 또 분단됐고, 분단된 남북 간에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으로 겨우 나라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쟁이 끝났다면 정말로 우리는 이제는 우리 힘으로 우리 국방을 지킬 수 있는, 그리고 그 힘으로 끝내는 분단까지 극복해내고, 또 한미동맹과 함께 동북아의 안전과 평화까지 이루어내는 그런 식의 강한 우리 국방력을 갖추는데 절치부심해서야 마땅합니다.”

문 대통령은 “적어도 군대만큼은 절치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는 종전 후에 거의 70년 가까이 이 시점까지 아직도 한미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독자적인 전작권까지 가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특별히 당부한다. 결국 힘이 없으면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대화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그런 식의 해결도 강한 힘이 있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주역들이 여러분이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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