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어느덧 2100선…경기부진 딛고 내달린 이유

기대를 먹고 크는 증시…"경제는 회복된다"
코로나19 방역 모범사례…코리아디스카운드 해소
동학개미 활약에 수급공백 없이 빠르게 복원
순환매 장세 전망…코스피 상단 2300
미·중 무역분쟁 등은 경계…"신중한 접근"
  • 등록 2020-06-03 오후 6:22:12

    수정 2020-06-04 오전 7:33:37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석달여만에 2100선에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진 이후 한국 증시가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로 몰리면서 탄탄한 매수기반을 형성한 가운데 뒤늦게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사자에 나서고 외국인까지 가세한 덕이다. 이 과정에서 IT주, 바이오주, 플랫폼주, 반도체주, 금융·조선주 등으로 주도주 바통터치가 이뤄지면서 증시를 상승으로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반도체와 경기민감 대형주가 대거 강세를 보이며 포트폴리오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외부 변수는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분석도 한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9.81p(2.87%) 오른 2,147.00로 거래를 마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을까지는 상승 기대…코스피 상단 2300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81포인트(2.87%) 오른 2147.00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2000선을 넘어선지 일주일만에 2100선도 돌파한 것으로 전력질주한 셈이다.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한국 증시 상승세가 가파르다. 장중 연저점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49% 올랐고 코스닥은 무려 76% 뛰었다. 일본과 중국, 유럽, 미국 증시가 최소 10%, 최대 45%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한국 증시의 회복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강한 복원력을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우선 코로나19 방역 능력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모범 사례로 꼽히면서 전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고 이는 증시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어느정도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에 미국 등 해외 증시 오른 것에 비해 우리나라 증시가 덜 오른 만큼 이번 반등장에 더 강하게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편될 산업구조에서 수혜를 입을 종목들이 순차적으로 부각되면서 주도주로 나선 것도 증시가 버틸 수 있었던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바이오와 플랫폼주가 증시 회복을 주도했다면 이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날 6% 이상 오르면서 급등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세터장은 “코로나19 이후 경제나 사회를 주도할 것이란 산업에서 그동안 시장수익률에 못 미쳤던 업종을 중심으로 선순환이 일어나면서 시장의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전형적인 선순환 장세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달 전만 해도 조선이나 은행주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기존 주도주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수급도 공백 없이 바통터치가 부드럽게 이뤄졌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대로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20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4조56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신흥국 통화 약세로 내리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최근 들어 종종 순매수에 나서는 등 매도세가 뜸해졌고, 기관투자가들도 매수와 매도를 오가다 이날 1조원 넘게 사들였다. 그러자 개인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후반부터 브라질, 터키,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통화가치 약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라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 시장도 이와 같은 이유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시장조사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펀드 자금 흐름을 보면 지난 5월 13일(주간) 기준으로 총 36억3700만달러가 순유출됐으나 5월 20일 12억9700만달러 순유출로 줄었고, 5월 27일 기준으로는 8억4700만달러까지 순유출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이번주 들어서는 유입으로 돌아섰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부양책을 발표하고 우리나라도 3차 추경이 35조원 규모로 편성되면서 경기부양 기대감이 고조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도 본다. 앞서 지난 2일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가 3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정해진 바 있다.

김학균 센터장은 “이미 코로나19 영향으로 나빠진 경제 상황은 주가에 선반영됐다”면서 “3분기 이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근간을 시장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경계…신중한 접근


이에 전문가들은 업종별로는 그간의 상승에 키를 맞추는 순환매 장세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3분기까지 코스피 상단을 2300선까지 열어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바이오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는데 앞으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조업을 비롯한 경기민감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카타르발 수주를 통해 조선주들이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지 않는다면 3분기까지는 코스피 상단을 2300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현상으로 핀테크, 디지털 관련 종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언택트 현상으로 없었더라도 디지털 관련 종목들은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국면이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관련 종목들은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변수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아직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스토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또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은 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고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2차 확산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미국 시위 영향 등을 다각도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 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한 만큼 향후 시장 탄력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지수 향방에 대해서는 가늠할 수는 없으나 지금 정도의 주가 레벨은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선뜻 주식 매입에 나서기는 힘든 수준”이라고 조언했다. 최 센터장 역시 “4분기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 있으므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가 통제된 모습만 이어진다면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당국도 현재의 증시 상승을 다소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최근 증시를 보면 자본시장이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며 “기대와 달리 3분기 회복이 안 될 경우 4분기쯤 국내외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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