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개원을 무기한 연기해 맞벌이 부부입장에선 돌봄 공백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들어졌다. 앞서 5주간의 개학연기 기간 동안 감염을 이유로 긴급 돌봄 대신 돌아가며 휴가를 내며 공백을 메워왔던 맞벌이 부부는 막다른 길에 몰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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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돌봄 공백…온라인 개학 이후도 걱정
앞선 세 차례 개학 연기로 인한 5주간의 돌봄 공백을 간신히 메워오던 맞벌이 부부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김미정(41)씨는 “감염 우려로 아직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남편과 번갈아 써오던 휴가도 더이상 쓰기엔 한계가 있는 데다 재택근무도 직원들끼리 돌아가며 하고 있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자체돌봄을 포기하고 긴급돌봄을 택한 학부모도 있다. 대전에서 맞벌이를 하며 초등학생 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한모(43)씨는 “일을 그만 두지 않는 이상 자체돌봄은 더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감염 우려 때문에 신청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는 긴급돌봄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는 더 문제다. 개학을 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가 집에서 교사 없이 홀로 학습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장시간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학습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 1·4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천모(38)씨는 “온라인 개학으로 기존 돌봄 공백에 더해 학습 관리 공백까지 생긴 것 아니냐”며 “친정이나 시댁에 맡겨도 학습까지 관리될지는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저학년 대상 TV채널 학습·가정방문도 검토
교육부는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PC나 스마트기기 대신 TV 채널을 이용해 보다 쉽게 학습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EBS 시청 프로그램 등을 IP TV 등 민간 TV 채널과 연동해 학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단순히 내용전달 뿐만 아니라 음악·미술·체육 등도 골고루 섞어서 학습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수학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통한 직접적인 학습지원도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정방문 학습지원 과정에서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감염 등의 우려가 있어 학교별 상황에 따라서 신중하게 적용할 예정”이며 “외국처럼 학습지를 우편으로 배달 후 그걸 다시 받아서 체크하거나 이메일이나 전화를 받아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돌봄 공백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처럼 개학 전까지 지속적으로 긴급돌봄을 제공하고 가족돌봄휴가제도 권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학부모들의 긴급돌봄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휴업 연장 기간 내내 긴급돌봄을 유지하고 온라인 개학과 긴급돌봄을 병행하는 것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