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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STX그룹의 지주회사였던 (주)STX는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그룹이 해제됨에 따라 채권단 관리를 받다가 2018년 APC PE가 685억원에 경영권을 인수, 지분 78.92%를 보유한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와 함께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출사표를 내민 것이다.
STX는 대주주인 APC PE와 손잡고 최근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 매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TX의 100% 자회사인 STX마린서비스는 APC PE와 손잡고 지난 20일 중견 해운사인 흥아해운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흥아해운이 기존 주주의 지분 77%가량을 소각하는 감자를 단행한 후 STX마린서비스와 APC PE가 흥아해운 신주 1200억원어치를 인수해 연내 최대 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경영권 인수 대금은 STX마린이 360억원, APC PE가 84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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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가 대주주인 APC PE의 자금력을 디딤돌 삼아 무역(STX)-해상 운송(흥아해운)-선박 관리(STX마린서비스)로 이어지는 해운업 수직 계열화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여기에 한진중공업까지 품에 넣게 되면 부실기업을 인수해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STX엔진 등 주력 계열사를 육성한 과거의 STX그룹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관건은 인수한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다. STX는 2018년 148억원 영업적자를 내고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 17억원, 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매출이 둔화하는 등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는 셈이다.
흥아해운의 경우 정부 계획에 따라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컨테이너선 사업부를 분할해 장금상선에 매각하면서 현재는 석유화학 제품 운송(케미컬 탱커)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로 사세가 쪼그라든 상태다.
한 해운업계 전문가는 “석유화학 제품은 컨테이너 선대보다 시장 변동성이 작은 것이 장점”이라면서도 “시장 규모가 크진 않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인수전에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 NH투자증권-오퍼스PE 컨소시엄, 한국토지신탁 등도 출사표를 냈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인 KDB인베 컨소시엄 등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