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조 빨아들인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기록 새로 썼다

최종 경쟁률 1524대 1…이루다·티에스아이 다음
증거금 SK바이오팜 역대 최대 기록 30조보다 1.8배↑
증권가 “적정주가 3만원…SK바이오팜 못 미칠 수도”
  • 등록 2020-09-02 오후 5:28:38

    수정 2020-09-02 오후 9:15:32

[이데일리 이지현 최정희 기자] “뉴스에서 공모주가 몇천대 1이라는데 그게 뭐예요? 나도 그거 좀 사러 왔어요.”

서울 역삼동 KB증권 지점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김효순(77)씨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경쟁률을 TV 뉴스에서 본 후 서둘러왔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김영중(68)씨도 “아들딸이 은행 이율보다 (카카오게임즈) 수익률이 더 높을 거 같다고 얘기해 적금으로 묻어둔 돈을 헐었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렸다.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으려 눈치를 보던 투자자들이 막판 영업점에 몰리며 오전까지 한산하던 상담창구는 일반 업무 마비사태로 이어졌다. KB증권 관계자는 “오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으로 대부분 이뤄졌는데, 오후부터는 현장 방문객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게임즈 이외의 상담은 일찌감치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는 이날 오전 일시적으로 20분간 계좌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혀온 카카오겜즈 공모청약이 그야말로 광풍 수준이었다. 증거금으로 58조원을 빨아들이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일제히 카카오게임즈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률 1500대 1…1억 넣으면 5주 쥔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을 기록했다. 첫날 427.45대 1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첫날보다 2배 더 몰린 것이다.

청약을 받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1546.53대 1로 집계됐다. 이어 KB증권이 1421.97대 1, 삼성증권이 1495.4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올해 기업공개 일반청약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이루다(164060)(3039.56대 1)와 티에스아이(277880)(1621대 1) 다음으로 높다.

청약증거금 규모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날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첫째날(16조4140억원)과 둘째날 모두 합해 무려 58조5542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청약증거금 1위인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의 1.8배가 넘는 규모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공모시장이 뜨거워 졌다”며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되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경쟁률 탓에 일반투자자에게 공모주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이날 최종 경쟁률을 적용하면 1억원 청약 시 5주를 받을 수 있다. 2000만~3000만원을 청약하면 1주만 배정받을 전망이다. 청약에 실패한 증거금은 4일 돌려준다.

이같은 상황에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회사원 이모씨(30)는 “청약 경쟁률을 막판까지 지켜보다 청약증거금을 넣으려 했는데 3000만원을 넣어도 1주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해 포기하고 말았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따상 기대감 “SK바이오팜 만큼만”

개인투자자들은 공모주를 받기만 한다면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관심은 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10일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 카카오게임즈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공모가가 주당 2만400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시초가는 2만1600원~4만8000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높은 청약 경쟁률, 풍부한 시중 유동성, SK바이오팜 학습효과 등을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 시초가는 상단인 4만8000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모주는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한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상장 첫날 상한가(30%)까지 상승한다면 주가는 6만2400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처럼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주가는 10만5400원(주가 5만원 이상시 호가 단위 100원 고려)까지 갈 수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무려 4.4배의 수익률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7조7200억원 수준으로 단숨에 씨젠(096530)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게 된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지수에 조기 편입된 것처럼 카카오게임즈도 코스닥150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매도가능 주식이 SK바이오팜에 비해 많다는 점에서 SK바이오팜보다는 상장 초반 상승동력이 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관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 확약을 건 주식 수의 비중이 58.59%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첫날, 대략 발행주식총수의 22.7% 가량(1659만1503주로 추정)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발행주식총수의 13.06%, 1022만6582주가 매도 가능 주식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많은 물량이다.

증권가 눈높이는 3만원대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 수준을 3만원 전후로 봤다. 대신증권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상장 전부터 분석을 개시하며 목표주가 3만3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게임 매출 다변화와 탄탄한 신작 라인업을 고려해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 공모가 대비 37.5%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지만 시장에서의 ‘따상’ 기대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사업 가치와 투자자산, 순현금 등을 감안할 때 적정 기업가치를 2조3000억원으로 평가하고 12개월 적정주가로 3만2000원을 산출했다. KTB투자증권은 적정 기업가치 2조1000억원, 적정 주가 2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민아 연구원은 “오는 11월 출시하는 게임 엘리온의 성패에 따라 주가 흐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 상장해 오버슈팅 됐다면, 엘리온 게임 출시 이후 기대 매물이 나오며 주가는 꺾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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