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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2018년 8월 28일, 국회에서는 당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참석한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BMW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자 여야 의원들이 김 회장을 불러 공청회를 연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화재원인을 캐묻는 의원의 질의에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자 화가 난 의원들은 “그것도 모르면서 이 자리에 왜 나왔냐”고 김 회장을 꾸짖었다.
지난 2월에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임원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과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이유는 배출가스 조작한 사실을 알고도 차량을 판매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관계 법령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최근 몇년새 수입차 관련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엔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2018년엔 BMW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도 검찰 조사 단계로 최근 검찰이 BMW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올해는 벤츠가 배출가스 불법조작 혐의로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임원들 역시 본인들은 검찰이나 재판부의 판단과 달리 차량 결함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항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에서 각국에 있는 판매법인에 기업 비밀에 해당하는 자동차의 기술적인 부분을 세세하게 알려주겠냐”며 “아마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장도 현대차의 기술적인 면에 대해선 모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 문제는 우리 수사당국이 수입차업체의 외국인 사장들은 죄다 출국하도록 내버려두고 국내 인사들만 상대로 ‘손 쉬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검찰 조사를 받은 한 관계자는 검찰로 부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인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수사당국이 그 책임질 사람을 만들기 위해 애궃은 국내 인사들만 죄인을 만드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