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한성숙의 ‘이용자중심주의’

코로나19에도 매출, 영업익 늘어..주가도 4.40% 상향
드러난 네이버 존재감..서비스를 가장 잘 아는 CEO
한성숙 실용주의는 기술력에 기반한 이용자 중심주의
문과 출신이나 첨단 기술 플랫폼 의지 강해
  • 등록 2020-04-23 오후 5:47:25

    수정 2020-04-23 오후 11:09:19

[이데일리 김현아 한광범 기자] 코로나19로 기업들 실적이 휘청대지만, 네이버는 다르다. 23일 발표된 네이버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 7321억 원, 영업이익 22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6%, 7.4% 늘었다. 주요 기업들이 광고비를 줄여 광고 매출은 1440억원에 머물렀지만, 커머스·페이·웹툰 등이 효자 노릇을 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로나19에 드러난 네이버의 존재감

하지만 한성숙(53) 네이버 대표이사는 실적발표회에서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월 말 코로나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점을 감안하면 영향은 2분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비대면 활성화로 온라인 쇼핑 니즈가 증가한 점은 기회 요인”이라 평했다.

위기 발언에도 이날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8000원(4.40%)오른 19만 원으로 마감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터넷으로 쇼핑하고 공부하고 여가를 즐기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자 소프트웨어(SW)기술 기업인 네이버의 존재감이 드러난 순간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꽃을 선물하는 릴레이 캠페인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그는 LG 권영수 부회장의 지목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으며, 다음 주자로 GS칼텍스 허세홍 대표를 지목했다.(사진=네이버)


서비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CEO


2017년 3월부터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한성숙 대표. 지인들은 실무형 리더라고 평한다. “사업 하나하나를 아주 꼼꼼하게 숫자까지 챙기는 CEO여요.” “외부 활동보다 내부 챙기기를 좋아하시죠. 권위보다 격의 없이 할 말을 하시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의 파트너로 일하는 김상헌 전 대표는 “제가 있을 때 사회적 책임을 깨닫고 자리를 찾아가는 시기였다면 이후는 4차 산업혁명이 되고 기술과 서비스가 중요해져 (한성숙 대표를)추천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기자(민컴·PC라인),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을 거쳐 2007년 네이버에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입사해 서비스 총괄이사까지 지내면서 네이버 서비스 대부분을 기획하고 업그레이드했다. 워낙 사업을 잘 아니 CEO가 된 다음에도 한동안 각 부서에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워낙 사업이 방대해져 달라졌지만, “하루 종일 네이버만 생각하는 분같다”는 게 직원들의 평이다.

한성숙의 실용주의는 기술력에 기반한 이용자 중심주의

네이버 안팎에선 한 대표의 장점으로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전문성, 권위나 형식보다는 본질과 내용을 중시하는 실용주의를 꼽는다. 특히 이용자 중심주의는 지금의 네이버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올해 네이버의 주요 사업으로 △광고 불황을 타개할 모바일 메인 노출 스마트채널 광고 △브랜드를 직접 네이버쇼핑에 입점시키는 브랜드스토어 확대와 맞춤형 배송 지원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 통장 같은 기술기반 금융상품 출시 등을 꼽았는데, 모두 플랫폼 이용자들(생산자·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한 사업들이다.

스마트채널은 네이버 내에서 이용자의 인지→관심→구매에 이르는 단계를 광고 검색 쇼핑으로 완결하는 통합 마케팅 플랫폼이고, 브랜드스토어의 배송지원은 이를테면 LG생활건강이 직접 스마트스토어에 들어와 물건을 팔 때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제휴해 배송을 해주는 모델이며, 네이버통장 역시 미래에셋과 연계한 자산관리계좌(CMA)형식이나 네이버페이에 특화된 모델을 준비 중이다. 한 대표는 브랜드스토어의 배송지원만 해도 쿠팡·배민 등과 다를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저희는 입점 사업자에게 필요한 툴과 도움을 드리는 구조”라며 “단일한 배송 형태보다는 다양한 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배송 체계에 대응할 것이다. 관련 데이터 부분에 협력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019년 10월 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문과 출신이나 첨단 기술 플랫폼 의지 강해


한 대표는 여대 문과 출신이나 첨단 기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뼈속 깊이 체화한 CEO다. 그는 2016년 11월 22일 열린 ‘네이버커넥트2017’ 행사에서 “기술플랫폼으로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기술전문가가 아니라니 참 재미있는 구조다. 기술만으로는 편안하고 친숙한 도구로 만들 수 없다. 서비스업 경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기술력과 잘 버무려 완전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 네이버의 사업구조는 한 대표가 얘기했던 그대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한 대표는 지난 3월말 연임에 성공했다. 한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전대미문의 (코로나날) 글로벌 위기를 맞아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며 “네이버는 그간 축적해온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에 성실히 임하며,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 대표와 네이버가 어떤 혁신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한편 네이버는 최근 유럽에서 열린 검색 기술 분야 최고 학회인 ‘ECIR(The annual European Conference on Information Retrieval)2020’에서 네이버만의 고도화된 이미지 검색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등 검색, 로봇, 인공신경망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 출신들이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에 영입되거나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네이버는 대한민국 SW기술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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