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수당 현실화·요금제개편…점주도 고객도 "비싸지는 거 아냐?"

  • 등록 2022-01-05 오후 6:34:10

    수정 2022-01-06 오전 8:19:50

[이데일리 정병묵 조민정 기자]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회사와 임금교섭 잠정 합의를 도출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마침 작년 말 쿠팡의 ‘단건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 종료 및 점주 대상 요금체계가 개편돼 업계가 들썩인 바 있다. 새해 벽두, 배달앱계의 잇단 큰 변화에 점주들은 각종 수수료 지출이 늘까, 고객들은 배달 음식값을 더 내야 할까 우려가 크다.

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라이더들이 요구한 기본배달료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배달요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바뀌었다. 기존 배달료는 직선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됐지만 합의안에 따라 내비게이션 실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거리 할증이 적용된다. 즉, 먼 거리를 배달할 수록 업체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비나 눈이 오거나 혹한·혹서기에는 1000원의 날씨 할증도 지급해야 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지난달 쿠팡이츠가 수수료·배달비 체계를 개편한 데 이은 큰 변화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30일 점주가 사업 형태에 따라 네 가지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내용을 살펴 보면 주문 건당 판매단가가 높은 매장은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춘(15%에서 7.5%로 인하) ‘수수료 절약형’, 판매단가는 낮지만 주문이 많은 매장은 배달료 부담을 낮춘(6000원에서 최대 2900원까지 인하) ‘배달비 절약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수수료 일반형’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료 모두 조금씩 낮춘 것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중개수수료는 9.8%로, 배달료는 5400원(고객과 점주 분담)으로 조정했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하나로 묶어 주문 건당 27%를 내는 ‘배달비 포함형’도 있다. 내달 3일부터 서울지역에 적용 예정이다. 쿠팡 측은 “점주들의 수요가 너무도 다양해 경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요금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숫자만 보면 인하 폭이 커 보이지만 점주들 사이에서는 내야 할 돈이 더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2019년부터 쿠팡이츠에서는 프로모션 혜택에 따라 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만 냈기 때문.

실제 2만원짜리 피자 한 판을 주문한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점주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합쳐 6000원만 쿠팡이츠에 내면 됐다. 여기에 ‘수수료 일반형’을 적용하면 중개수수료 1960원(음식 값의 9.8%)과 배달료 5400원, 총 7360원을 내야 한다. 프로모션 기간보다 1360원 더 비싼 셈이다. 반면 1만원대 저가 음식을 판매하는 곳들은 이번 개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배달비 포함형을 택할 경우 1만원짜리 음식을 판매할 시, 수수료 27%만 내면 돼 결제수수료를 내고도 7000원을 남길 수 있다.

이러한 잇단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마케팅 출혈 경쟁을 통해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 진행할 수는 없는 모델”이라며 “배달 라이더의 각종 수당이 현실화한 만큼 이번에 이뤄지지 않은 기본 배달료 인상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파장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배달료는 점주와 고객이 동시에 부담한다. 비율은 점주가 정한다. 배달앱에 점주가 내야 하는 수수료가 올라가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27)는 “이미 조금 싸게 시키려고 보면 기존 배달비에 소액 주문비도 붙어서 최종금액이 더 비싸지더라”라며 “배달음식 몇 번 시켜 먹으면 몇 만원씩 금방 나가니까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퇴근하는 길에 포장 주문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신림동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일단 배달이 들어오니까 음식을 보내긴 하는데 사실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재료비도 계속 오르고 있는데 최저시급도 올라 부담이 큰데 프랜차이즈라 제품 가격은 올리지도 못한다. 배달앱에서 지불하는 홍보비도 ‘고고익선’이라 경쟁이 붙어서 홍보 지출도 만만치 않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프로모션은 언젠가는 끝나는 것인데 지금부터라도 배달앱이 각 음식점마다 필요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배달앱 이용이 빼 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된 만큼 고객과 점주, 배달앱 아울러 배달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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