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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르노-日닛산, 20년 동맹관계 흔들리나
시장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이다. 시이카와 히로코 닛산 사장은 전날 밤 긴급 기자회견에서 “곤 회장의 체포가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곤 회장이 3사 동맹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사건이 향후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키시모토 아키라 JP모건 증권 애널리스트)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자국 산업의 육성을 위해 닛산과 르노의 합병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산업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부터 르노-닛산의 합병을 주창했다. 그러나 곤 회장은 독일 자동차 다임러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이 실패한 사례를 들어 이를 막아왔다. 지난 2월엔 자신의 보수를 30% 줄이는 대신 양측의 연합을 2022년까지 완만하게 통합시킨다는 계획에 합의했다.
그러나 볼로레가 후임이 될 경우, 합병을 밀어붙이는 프랑스 정부의 태도 역시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르노와 닛산이 합병할 경우, 닛산의 제조 공장이 프랑스로 이전할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이카와 사장도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의 합병은 부작용을 낼 것”이라며 반대했다. 곤 회장의 체포는 일본·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다임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다임러는 각각 서로의 주식 3.1%를 보유하며 전략적 동맹관계를 형성해왔다. 양측은 멕시코 등에서 공장을 함께 운영하며 10개 이상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 이끌 강력한 리더십 사라져…이미지 타격도
무자격 검사로 이미지 훼손을 입은 닛산 역시 이번 사건으로 2차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엔도 코우지 SBI증권 기업조사부장은 “닛산은 보수적인 고객층이 많아 컴플리언스(규제 준수) 차원에서 법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이번 분기 세계 판매대수가 당초 계획보다 10% 줄어들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5400억)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엔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19일 유럽시장에서 르노의 주가는 전 영업일(16일) 종가와 비교해 8.4% 떨어진 59유로를 기록했다. 닛산 주식 역시 도쿄 증시에서 장중 7% 하락하며 2년 4개월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미쓰비시는 전날 대비 6.85% 떨어진 680엔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