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불명예 퇴장…글로벌 자동차업계 뒤흔드나

  • 등록 2018-11-20 오후 5:41:13

    수정 2018-12-25 오후 3:30:57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20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005년부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이끌어 온 카를로스 곤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금융상품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르노와 닛산의 20년간 동맹관계가 불투명해졌다. 세 자동차 회사인 르노·닛산·미쓰비시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1061만대로 폴크스바겐(1074만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곤 회장은 지금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있게 한 수장이다. 세 자동차의 동맹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곤 회장의 불명예스러운 퇴장은 이들 회사의 관계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佛르노-日닛산, 20년 동맹관계 흔들리나

시장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이다. 시이카와 히로코 닛산 사장은 전날 밤 긴급 기자회견에서 “곤 회장의 체포가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곤 회장이 3사 동맹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사건이 향후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키시모토 아키라 JP모건 증권 애널리스트)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르노는 곤 회장 체포 이후 최대한 빨리 이사회를 열겠다는 짧은 성명을 냈다. 이사회에서는 곤 회장의 해임안건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올해 2월 수석경쟁력책임자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한 티에리 볼로레가 유력하다. 볼로레는 최근 파리 모터쇼에서 곤 회장 대신 프레젠테이션을 맡으며 사실상 르노의 ‘넘버2’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 출신인 볼로레를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한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후임자로 밀고 있다는 관측이다. 곤 회장은 프랑스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레바논계 브라질인이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자국 산업의 육성을 위해 닛산과 르노의 합병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산업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부터 르노-닛산의 합병을 주창했다. 그러나 곤 회장은 독일 자동차 다임러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이 실패한 사례를 들어 이를 막아왔다. 지난 2월엔 자신의 보수를 30% 줄이는 대신 양측의 연합을 2022년까지 완만하게 통합시킨다는 계획에 합의했다.

그러나 볼로레가 후임이 될 경우, 합병을 밀어붙이는 프랑스 정부의 태도 역시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르노와 닛산이 합병할 경우, 닛산의 제조 공장이 프랑스로 이전할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이카와 사장도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의 합병은 부작용을 낼 것”이라며 반대했다. 곤 회장의 체포는 일본·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다임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다임러는 각각 서로의 주식 3.1%를 보유하며 전략적 동맹관계를 형성해왔다. 양측은 멕시코 등에서 공장을 함께 운영하며 10개 이상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 이끌 강력한 리더십 사라져…이미지 타격도

15여년 가까이 두 회사를 이끌어온 수장의 불명예 퇴진은 결국 양 회사의 경영전략 궤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르노는 곤 회장의 지휘 아래 러시아나 남미 등 신흥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2017년까지 4분기 연속 수익을 확대했다. 또 2022년까지 자동차 판매대수를 2017년 대비 33% 증가한 50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위해서는 중국에서의 전기차(EV) 매출이 크게 늘어나야 한다. 이는 유럽에서 ‘조에’를 EV 분야 1위로 끌어올린 곤 회장의 역량 없이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무자격 검사로 이미지 훼손을 입은 닛산 역시 이번 사건으로 2차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엔도 코우지 SBI증권 기업조사부장은 “닛산은 보수적인 고객층이 많아 컴플리언스(규제 준수) 차원에서 법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이번 분기 세계 판매대수가 당초 계획보다 10% 줄어들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5400억)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엔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19일 유럽시장에서 르노의 주가는 전 영업일(16일) 종가와 비교해 8.4% 떨어진 59유로를 기록했다. 닛산 주식 역시 도쿄 증시에서 장중 7% 하락하며 2년 4개월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미쓰비시는 전날 대비 6.85% 떨어진 680엔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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